동성애 인권은 어느 정도 보장되는가?

현재 우리나라 사회에서 동성애 인권을 어느 정도 보호하고 하고 있을까? 외람된 말이지만 점수로 따지자면 50점, 중진국 수준밖에 안 된다는 게 인권운동 활동가들의 평가다.

그래도 반 정도 인정하고 동성애 인권을 정착시키기 위한 자리가 마련되었다면 동성애와 같은 범주에 속하는 이른바 성소수자들 즉, 양성애자와 성(性)전환자는 어떻게 바라볼까?

1990년 전반에 동성애를 바라보던 수준밖에 안 된다. 양성애는 거론조차 꺼릴 정도로 금기시하고 맹목적으로 배척하고 있고, 성전환자는 하리수에서 이시연까지 트랜스젠더 연예인 등장과 더불어 담론이 이루어질 조짐을 보이는 정도다.

동성애를 인정하기까지가 10여 년 걸렸고 동성애자들의 인권을 보장하기까지는 또 어느 정도 시일이 걸릴 지 알 수 없다. 다만, 동성애를 인정하는 수준에까지 도달한 만큼 탄력이 붙어 인권까지 보장해 동성애자들도 이성애자들과 같이 평범한 사람으로 바라볼 사회적 합의가 멀지 않았다는 분석이 가능해 진다.

이로써 10~20년 후에는 양성애와 성전환자까지 모든 성소수자의 인권이 보장되는 날이 올 거라는 수치상의 예상이 가능해지지만 선입견이 쉽게 사그라들지는 의문이다.

다수의 이성애자들이 아무런 연관도 없고 영향도 미치지 않는 동성애자들의 존재를 인정하기까지만 해도 수많은 사건사고와 긴 시간이 흘렸는데, 남녀 모두에게 성적으로 끌리는 양성애자들을 인정하기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며, 의학기술을 통해 몸에 칼을 대 타고난 성(性)을 바꾼다는 것은 더더욱 금기시할 게 자명하기 때문이다.

동성애를 바라보는 군대의 눈은 후진국?

사회적으로 동성애 존재를 인정하고 인권을 논하는 선까지 왔다고는 하나, 공동체 생활에서까지 파고드는 파급효과는 더디기만 하다. 특히 군대 내 동성애는 아직도 인정조차 하기 싫은 존재로 여기기 때문이다.

고건 전 총리 팬인 이아무개(23)씨는 지난 2007년 1월 16일 고건 전 총리가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하자 공허함에 빠져 지대가 2월 5일 전경으로 입대했다.

▲ 한 언론에 시민기자 자격으로 자신의 아웃팅 피해 사례를 올린 이아무개 일경. 그 내용의 일부다(제2의 아웃팅 피해 및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어 일부 내용만 밝힘). ⓒ 노형근 군대 아웃팅

현재 서울 용산경찰서 제606전투경찰대 소속인 이 일경은 2007년 12월 30일과 31일 동성애자라는 사실이 발각돼 큰 곤혹을 치루고 있다고 자신의 블로그와 포털사이트 여기저기에 호소하였다. 더구나 시민기자 자격으로 자신의 얘기를 한 언론에 기사로 실으면서 여러 언론에 기사화되기도 하였다.

이 일경은 기동경찰지 및 중대소식지 기자일을 하다 보니 자연스레 컴퓨터 작업을 많이 해 공용컴퓨터를 개인용 컴퓨터처럼 사용하게 되었다. 어느날 동료대원이 컴퓨터를 사용하다 이 일경의 일기를 담은 폴더를 우연히 열어봤다. 여러 일기 가운데 이 일경이 동성애자임을 암시하는 내용을 보고 동료대원이 고참대원에게 얘기해 아웃팅을 당했다고 이 일경이 밝혔다.

이 일경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은 소문으로 빠르게 퍼져 대원들이 대놓고 “정신병원에 가봐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더럽고 징그럽다”라고도 말했다고 적었다. 특히 “진짜야? 진짜라니까!”라면서 수근 거리고 “몇 미터 앞으로 접근하지 말고 말도 걸지 말라”면서 호모포비아적으로 바라본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이렇게 군대에서는 동성애 병사가 존재해도 안 되고 존재할 수도 없는 금기시로 여태껏 동성애자들을 대하고 있다. 더구나 군대 내에서 한번 동성애자로 낙인찍히면 남자들만 생활하는 특수성 때문에 종종 성희롱을 고참이나 장교들에게 당하기도 한다. 바로 이런 피해 때문에라도 ‘차별금지법’에서 배제된 ‘성적지향’을 복원시켜 법적으로 제재해서라도 사람으로 살 수 있는 기본권을 확립해 줘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