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이반 인권학교에 2회째 스탭으로 참여를 하면서 느낀 짤막한 생각들에 대해서 일정부분 건의하고자 합니다.
두번째 참가하면서 느낀점은, 비단 이것은 청소년 이반 인권학교뿐 아니라 성소수자 제단체 진영에서 연례행사처럼 사업으로 주관하시는 각종 행사들에서 비일비재하고 만연한 경향인것 같은데요, 성소수자 단체들과 대학내 퀴어 모임들의 연고에 의한 관계설정에 관한 부분입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이지만 대학내 모임들은 어떠한 의도나 성격을 갖고 있지 않은 그냥 친목성 커뮤니티들 입니다. NGO 단체들처럼 어떤 의도를 갖고 있지 않은 그냥 같은 대학에 적을 두고 있는 성소수자들의 모임이며, 그것도 동성애자 위주로 되어있는 모임들 입니다. 물론 모임들을 폄하할 생각은 없으나, 대내외 적으로 여러 사업이나 세미나들을 할것이고 그 성격과 기조는 갖추고 있을 것이나 그 자체만으로 성소수자 단체들과 결부하여 공동사업을 하는 것은 납득되기가 어렵습니다. 물론 모임들마다 성격도 천차만별일 테지만 어찌되었던간에 타학교의 피안에 있는 동성애자, 성전환자들은 그 모임들의 어떠한 기조나 목적도 알지 못합니다. 물론 친구사이 측에서는 여러 대학모임들에게 공동주최를 제안했을 테고 그중의 일부 학교에서만이 신청을 했다하나 지금의 판국으로 볼때 알음알음의 연고주의에 의해서 인권학교를 진행하려는 합목적성에만 의거를 두려는 경향성이 있다는 것은 명약관화입니다.
실례로 이번 9회 청소년 인권학교에서는 개인 자격의 스태프를 받지 않기로 하였었는데요, 저같은 경우는 두번째 회의부터 갔었는데 첫 회의때 결정된 사항이라고 번복할 수 없는 분위기가 있더군요. 개인 스태프들은 책임감이나 감수성들이 떨어진다는 식의 예단하는 친구사이측의 태도 또한 의아했습니다. 어떠한 판단근거와 준칙의 맥락하에 정해진 규칙인지도 알기 힘들었구요.또한가지는 그 후의 뒷풀이 자리에서의 연고주의가 짙은 발언을 들었기에 많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대표님 께서는 한 스탭분에게 "오늘 또 △△ 대의 파워를 보여주셨다", 하면서 공치사를 하시는 듯한 발언을 했는데 솔직히 좋은 모습은 아니였습니다. 그러한 카르텔과 연고주의가 인권운동의 흐름을 잡아간다면 부정적인 마음도 감출수 없었습니다.
조직을 짜임새있게 갖추고 있는 모임이라 해서 개인자격으로 참가한 스탭보다 인권감수성이나 책임감이 더 있다고 보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친구사이측에서 추구하시고자 했던 것들도 연고주의 타파, 카르텔 타파등이 아니셨던가요? 물론 이것은 비단 친구사이단체 뿐 아니라, 액티비스트와 당사자를 불변하는 많은 곳에서 흔한 현상이나 하나 어쨌건간에 개인 스태프를 받지 않고 연고주의에 의거해서 주최 스탭들만을 정했다는 것은 분명 구조적으로 문제점이 있는 것이라고 생각이 되기에 앞으로의 인권학교 방향은 달라졌으면 하는 바램에서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을 적어봅니다.
다만 몇 년간 인권학교에 참여한 사람으로서 사견을 덧붙이자면, 지난 9년간 공동주최 단위에서 파견한 스텝이 아니라 개인 자격으로 참가한 스텝에 대한 문제제기가 끊임없이 제기되었기 때문에 그런 조치가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토완다 님은 주최 단위에서 파견된 스텝이 개인 자격 스텝보다 인권감수성이나 책임감이 더 있다고 보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말씀하셨는데, 그 역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에게, 그리고 학교에 참여한 모든 이들에게 누가 더 낫은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점은 존재하지 않겠지요.
일단 토완다 님은 그 기준점이 혹시 '연고주의'가 아니냐고 말씀하시는 듯 보이시는데, 하나 여쭙지요. 그간 9년 동안 여러 인권 단체와 대학 단체들로 구성해온 인권학교의 공동기획단위에서 그 참여 단체의 회원들로 스텝을 구성하는 것이 과연 '연고주의'일까요? 주최 단체들로 집행부를 꾸리고, 스텝들을 구성하며, 일을 기획하는 게 연고주의라면 이 세상에 연고주의 아닌 단체나 행사가 존재할까요?
연고주의라 함은 어떤 특정한 혈연(血緣)·지연(地緣)·학연(學緣)에 의해 구성된 배타적인 집단 행위를 지칭하는 말입니다. 그간 인권학교에 참여한 단체들은 각자 사정에 따라 참여하기도 하고 또 어떤 해는 빠지기도 하는 등 각자 자율에 따라 결합했다고 봅니다.
그간 인권학교에 열심히 도와주신 개인 자격의 스텝들이 많았습니다. 인권학교의 기반을 확장하고, 동성애자 커뮤니티의 주의를 더욱 다지기 위해 고안한 것이 '개인 자격의 스텝 참여', '자원봉사자 참여' 등의 장치들일 것입니다. 허나 9년 동안 이렇게 학교를 운영하다 보니, 생면 부지의 분들이 회의 몇 번 참여하고 소위 선생님이 되거나 결정 권한을 가진 스텝이 되어 이모저모 여러 문제들을 야기한 경우들이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여, 책임 단위를 명확히 적시하고 문제점을 낳지 않기 위해 공동 주최 단체의 회원들로만 스텝들을 구성하는 조치가 취해진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정보나 여러 사정에 대해 접하지 못하시다 보니, 이 점은 토완다 님이 뭔가 오해하신 듯 합니다. 또, 유독 인권학교가 대학 모임과 친화성이 있어 보이는 이유는 98년 인권학교가 처음 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인력 부족, 공간 부족에 시달려 왔는데, 그 부분을 대학 모임들이 효과적으로 함께 연대해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토완다 님이 지적하신 부분들은 충분히 경청할 만한 부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듣자하니, 다음 해 인권학교부터는 10년을 맞이하여 지금까지의 관성을 반성하며, 전혀 다른 기획으로 추진될 거라는 말도 들리더군요. 모쪼록 인권학교에 대한 애정을 기반 삼아 더욱 돈독한 연대 관계가 형성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