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프로그램은 성소수자들이 스스로 만든 단어인 ‘이반’을 ‘이성에 반대한다’라는 뜻으로 보도하고, 집계가 불가능한 10대 이반의 숫자를 ‘2만명’이라고 밝히는 등 객관적이지도 않은 사실에 기초하였다.
지난 7월13일 문화방송 뉴스투데이 ‘현장 속으로’에서는 “‘이반’ 문화 확산”이라는 제목의 보도를 내보냈다. 이 보도는 동성애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을 갖추지 않은 왜곡된 시각으로 10대 이반을 다룸으로써 10대 동성애자들을 교정되어야 할 집단으로 매도하고 동성애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확산시키는 보도였다.
이 프로그램은 이성애를 ‘일반’적인 것으로 보는 사회에 대응하여 성소수자들이 스스로 만든 단어인 ‘이반’을 ‘이성에 반대한다’라는 뜻으로 보도하고, 집계가 불가능한 10대 이반의 숫자를 ‘2만명’이라고 밝히는 등 객관적이지도 않은 사실에 기초하였다. 또한 ‘전 이반 소속 여중고생’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후회된다’는 인터뷰를 내보내고, ‘지도해야 할’ 대상으로 설명하면서 마치 이반이 청소년 비행조직과 같은 존재로 묘사하였다.
그리고 동성애가 정신질환 목록에서 빠진 지 오래됐음에도 정신과 의사를 내세워 청소년들의 동성애가 청소년기에 잠시 빠지는 ‘일시적인 심리’일 뿐이며 ‘동성애라 보기 어렵다’며 청소년들 사이에 동성애가 없는 것처럼 보도하고 청소년들의 성 정체성에 관한 고민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였다. 심지어는 동성애 사이트에 청소년의 접근을 차단했던 청소년보호법 시행령의 동성애 조항을 삭제해 내고 각종 포털 사이트에서 ‘이반’이 청소년 유해 키워드 및 금칙어로 설정되어 있던 것을 해제시킨 인권운동의 성과마저 부정하면서 이것이 청소년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처럼 보도하였다. 뿐만 아니라 성인 전용 바를 ‘10대 전용 레즈비언 바’라며 몰래카메라로 잠입취재를 하고, 청소년들의 모습을 노출시켜 곤란에 빠지게 하는 등 최소한의 보도윤리조차 지키지 않았다.
이러한 점들을 조목조목 비판하는 성명서를 전달하고 자료집을 배포했는데도 문화방송은 ‘가치중립적 보도’였다는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청소년 이반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확산시키는 뉴스 보도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시종일관 청소년들의 동성애를 부정적이고 교정해야 할 것처럼 묘사하여 수많은 청소년들과 성소수자들의 성 정체성과 관련된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한 보도에 대해 반성과 사과를 하지는 못하고 ‘이성애자의 입장에서 가치중립적’이라는 논리적으로 모순된 말만 하고 있는 것은 문화방송의 인권에 대한 무감각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며 언론으로서의 책임을 저버리는 행위이다.
현재 학교와 사회에서는 동성애란 없는 것이거나 부정적인 것으로 여기고 있다. 특히 학교에서는 ‘이반 검열’을 통해 청소년들의 동성애를 폭력적으로 다루고 학교친구들과 가족들에게 아우팅(커밍아웃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자신의 의사에 반해 동성애자임이 밝혀지는 일)을 시키는 등의 일이 벌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10대 이반과 성 정체성을 고민하는 청소년들은 가중된 혼란과 고민, 고통을 겪을 수밖에 없다. 청소년 이반과 성 정체성을 고민하는 청소년들이 올바른 지식과 정보를 접하고 서로 얼굴을 맞대 고민을 나누면서 스스로 자긍심의 언어를 가질 수 있도록 기획된 “청소년 이반 활력캠프”를 준비하고 있는 ‘제8회 청소년 동성애자 인권학교 기획단’은 여러 성소수자 단체들로 구성된 ‘문화방송 뉴스투데이 10대 이반 관련 허위보도 대응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와 함께 시민, 인권단체들과 연대하여 적극적으로 항의하고 대응할 것이다. 문화방송의 사과와 반성, 동성애자 관련 인권보도지침 마련을 강력히 촉구한다.
제8회 청소년 동성애자 인권학교 기획단
http://www.hani.co.kr/kisa/section-008004000/2005/07/008004000200507221811023.html <- 해당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