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aspberry Reich, Bruce LaBruce, 2004
이성애는 대중의 마약이며, 동성애는 계급 투쟁의 최고 형식이다.
또한 힙합과 마돈나는 반혁명의 표현이며, 자위 역시 반혁명에 다름 없다. 붉은 등이 켜진 밀실에서 거리로 나가 공공의 섹스를. 동성애는 혁명적이다. 왜? 전쟁이 아니라 바로 사랑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캐나다 악동 부르스 라부르스 감독의 신작 The Raspberry Reich은 전작들에 비해 조금 더 낭만적인 어조로 혁명과 동성애의 연관을 설파한다. 그의 영화는 이제 하나의 급진적인 영상 팜플렛으로, 게이 포르노그라피 위에 맑시즘과 체 게바라의 후광을 덮씌운 시적 아포리즘으로 도약한다.
섹스를 하라. 체 게바라 사진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는 밀실에서 권총으로 오랄 섹스를 하고 총신을 게걸스레 빨아대는 짓은 이제 그만. 버지니아 울프의 '댈러웨이 부인'? NO. 차라리 빌헬름 라이히와 맑스의 책들을 읽으며 꽃 향기를 맡아라. 라부르스 감독은 독일 펑크 좌파 축에 속하는 프로듀서 Jürgen Brüning와의 협력 작업을 통해 더욱 탐미적인 세계를 그려보이고 있다. HD로 촬영된 화면의 비디오 질감은 그가 영화 곳곳에서 자행하는 도발과 선동의 느낌을 훨씬 더 도드라져 보이게 한다.
영화 'The Raspberry Reich'은 성기 노출, 삽입이 적나라하게 표현되는 1/3 정도의 섹스 씬과 정치적 구호들로 난립하고 있다. 일견 적군파로도 보이는, 어설프고 유치한 테러 집단의 납치와 탈출극은 한 편의 코메디지만, 이슬람 무장 단체의 납치 인질극을 패러디하면서 다트 과녘으로 전락한 부시와 블레어 총리 사진을 조롱하듯 이라크 전쟁에 대해 처열하게 야유를 퍼붓고 있다.
스킨헤드족과 호모 섹스에 대한 더할 나위 없이 끈적거리는 강박이 기묘하게 표현된 그의 출세작 'No Skin Off My Ass'에 비해, 'The Raspberry Reich'은 드라마투르기와 미니멀하게 요약된 정치 강령의 덧씌워짐에 의해 조금 더 세련되어졌다. 시간이 없어 보지 못하고 있는 그의 마스터피스 "Hustler White“은 필수 관람 대상 리스트에 오른 지 오래.
헌데 그리 새롭지 않은 오래된 정치적 구호를 영상 실험과 선동적인 은유로 다시 채색하는 그의 작업이 성공적일까? 아니, 여전히 마이너에서 살아 남은 21세기판 다다이스트들의 저항 버젼은 유효한 걸까? 게이가 된 체 게바라의 오럴 섹스는 전쟁과 사랑이라는 오래된 이율배반의 틈을 뚫고 조금 더 나은 상상력을 제공하고 있는가? 나는 아직 답을 얻을 생각이 없다. 그건 유보다. 그의 영화들을 보면서 배꼽 아래에서 감지되는 알딸딸한 정욕과 매캐한 최루탄의 기억은 충분히 자극적인 화학작용을 일으키지만, 여전히 뭔가가 결여되어 있다.
Bruce LaBruce
공식 사이트 : http://www.theraspberryreich.com/
스틸 컷
성기노출!!!
내 타입이 아니라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