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컴이 오웬을 만났을 때 / When Beckham Met Owen
Adam WONG : 애덤 웡
아래는 다음 달 10월 초에 열리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아시아 영화의 창' 부문에 상영될 퀴어 영화들에 관한 프로그래머의 코멘터리입니다. '17살의 하늘'은 이미 친구사이 씨네보이즈에서 상영했던 영화군요. 개인적으로 관심 가는 영화는 '베컴이 오웬을 만났을 때'와 인도네시아 영화 '아리산'입니다. 아리산은 언젠가 친구사이 웹진에 소개한 영화입죠.
친구사이 웹진 : 아리산
http://chingusai.net/bbs/zboard.php?id=webzine&page=2&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57
음... 친구사이와 딴생각이 공동 제작한 '동백꽃 프로젝트'도 이번 부산영화제에서 '와이드 앵글' 부문으로 상영됩니다.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
코멘터리
최근 아시아영화계에서도 퀴어영화는 상당히 보편화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는데요, 올해는 공교롭게도 중국권에서 온 퀴어영화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추이즈언이야 원래부터 퀴어영화만을 만들어 왔으니까, 이번 신작 [야경]이 그다지 놀라운 일은 아닙니다만 대만에서는 두명의 신인 여성감독이 만든 퀴어영화가 초청되었고, 홍콩에서 초청된 작품중에는 무려 세편이 퀴어영화이거나, 그러한 요소를 가지고 있네요.
대만의 경우, 디제이 첸의 [17살의 하늘]은 17살난 시골청년이 타이페이로 올라와서 근사한 남자를 만나 사랑에 빠지는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성감독이 만들어서 그럴까요? 퀴어영화라기보다는 풋풋한 순애보 영화를 보는 듯 하군요. 그에 반해 제로 추의 [드랙퀸가무단]은 좀 심각합니다. 혹시 스테판 엘리엇의 [프리실라]를 기억하시는지요? 대만판 [프리실라]라고나 할까요? 하지만, 영화속에 담긴 고민의 내용은 좀 다릅니다. 드랙퀸(여장남자)과 (도교의) 도사, 잘 안어울리죠? 이 작품은 드랙퀸가무단에서 일하면서 동시에 도사이기도 한 게이의 삶을 다룬 영화입니다. 게이의 삶이 대만사회에서는 어떠한 문제를 안고 있는가를 말해 주는 작품입니다.
홍콩은 좀 이상하군요, 왜 퀴어영화가 이렇게 많을까요? 얀얀 막의 [나비]는 레즈비언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교사인 플라비아가 우연히 만난 소녀에게 마음을 빼앗깁니다. 그런데, 그녀는 이미 남편과 아이까지 있습니다. 말하자면, 그녀는 바이섹슈얼인 셈인데요. 결국, 그녀는 마지막 순간에 자신의 성적 정체성에 대해 분명한 선택을 해야 합니다. 그녀가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요? 답은 물론 영화 속에 있습니다. 애덤 웡의 [베컴이 오웬을 만났을 때]는 우리의 고정관념을 깹니다. 주인공인 데이빗과 마이클은 우리 식으로 치면 중학교 1학년 학생입니다. 축구로 인해 친해진 두 사람은 우정을 쌓아나가지만, 어느날 그들에게 미묘한 변화가 일어납니다. 그렇습니다. 서로 ‘사랑’을 느끼기 시작하는 거죠. 놀라셨죠? 그런데, 귀엽습니다. 확인해 보시죠.
마지막으로, 인도네시아에서도 퀴어영화가 나왔습니다. 니아 디나타의 [아리산]이 그것인데요, 잘 아시다피시 인도네시아는 이슬람권 국가입니다. 때문에, 상당한 진통을 겪은 끝에 개봉이 된 작품인데요, 인도네시아에서는 상당한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다는군요. 니아 디나타 역시 여성감독입니다. [드랙퀸가무단]의 제로 추 처럼 여성감독이 게이의 세계를 그린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부산에 가시는 회원 있으시면 연락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