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샌프란시스코 시에서 동성커플에게 결혼증명서를 발급한다고 발표하자
수백명이 줄을서서 기다린다는 보도가 나왔다.
텔레비젼에서는 80세가 다되신 할머니 두분이 몇십년간의 동거끝에
드디어 결혼증명서를 받아들고서 활짝 웃으시는 모습이 나온다.
세상의 변화속도는 때론 당황스러울때가 있다.
더구나 21세기 를 살아가는 인간의삶과 가족구성의 다양성면에서,
보다 앞서는사회와 그에 뒤처지는 사회간의 거리는 너무 까마득한것이 실감나는판이다.
미국과 유럽에서 서서히 법적테두리를 확보하고,
새로운 가족형태로써 사회시스템에 진입하는 남자와 남자, 그리고 여자와 여자의 동성커플은
이미 세간의 흥미수준을 벗어나 실체적인 이웃으로 자리잡는 풍경인데
그수준에다가 한국의경우를 대별 해본다것은 분명 넌센스 다.
그러나 절대 그럴리없다손 치더라도
혹시 한국에서 이싯점에 동성간의 사실혼이나 혼인을 법적으로 보장한다고 가정을해보자.
현재 사귀고있거나 동거를 하고 있는 동성커플들 중에서
우리요~~! 하며 용기인지 객기일지..를 용케 내고 법적보장을 받겟다는사람이 과연 있을것인가...?
사람은 그시대가 만드는것이다......!
지금까지는 한국의 동성애자들이 가족개념으로 자신의 성적정체성을 적용하는경우는 희귀했을것이다.
자신이 보편적인 남자, 혹은 여자가 아니라는걸 뼛속깊이 깨달았더라도
우리현실에서 기존의 전통적 가족제도를 거부하고, 독자적인 형태의 삶을 선택하는경우는 드믈다.
몇몇 적은숫자가 독신의삶을 실행한뒤에 주위의 곱지않은시선에 시달리게된다.
순전히 개인과개인의 만남이라기 보다는. 두 집안간의 혼인으로 혈연을 이어가는 전통이 뿌리깊은사회에서
개인의 선택폭이란, 그저 조건이맞고 웬만큼 참한 여자를 골라서
서로 익숙한 기존습속을 그대로 믿고 따라가는것이 가장 무난한 삶이라고, 받아들일뿐 이었다.
그렇게 아웅다웅 살림을늘려가면서 자녀를낳아 키우고,
한개의 팀을 이뤄서 가족의정을 켜켜이 쌓으며 살아가는풍경이
지금까지 한국의 남성동성애자들이 속마음은 결코 내키지 않았었더라도,
현실에선 가장많이 선택한 가족모습이다.
만약 2,30년전의 한국사회에서 요즘처럼 성적정체성이 어떻고,개인의 행복추구권이 어떻고.. 떠들었다고 생각해보자.
과연 어떤반응이 나왔을까...?
한마디로 코메디도 그런 맥빠진 코메디가 없었을것이다.
아마 미친놈 취급이라도 받으면 그나마 사람대접 받은게될판 이었을것이다.
그런 현실을 고려해볼때
행여 에너지넘치는 젊음이 윗세대를 향해서, 여지껏 자신들에겐 모델이 될만한그룹이 없었다고 투정부릴일도 못된다.
지금사람들을 그대로 이삼십년전 시대에 가져다 놔봤자,
필경 그때사람들과 크게 다를바 없었을것은 뻔하기 때문이다.
대중의 인식이란,
전세계적인 흐름을타는 진보와 함께하면서 그사회가 더불어 움직일수있어야만,
비로소 개인이 역량을 발휘할 공간과 시대를 허용하는것이다.
현대인들의 의식들은,
자신이 소속된 국가사회, 그 고유의 문화시스템에 함축된 그시대정신의 도도한변화 흐름으로 부터의
절대적 영향력 아래에서 형성되고 조건 지어진것 일진데,
작금의 소수자 권리의식과 변화욕구가, 각개인의 개성이나 독특한 역량의소산 이라고 여길수만도 없는것이다.
이제 한국도 다양한 분야가 변화의과정에 놓여있다...특히 성적소수자의 문제는 더욱 급격한속도감을 가지고있다.
그러나 불과 십년전 사고방식과도 천양지차 를 보이는 이 상황에서도
아직 동성간의 애정교류는, 애꿎게 가슴설레는 낭만과, 속살깊이 애욕을나누는,그다지 길지않은 사귐이거나,
좀더 나아간다해도 짧은기간동안의 동거수준에 머물뿐이지,
확고히 가족개념으로까지 남자와 남자의사랑을 이어가려는 의지를 가진부류는 극히 적은숫자가 아닐까 싶다.
가끔 남자와 결혼하고 싶다는말을 하는사람이 있다.
그런말을 들을때...그말을 하는이가 사랑스러워보일만큼. 참 대견하고 진솔한 속내를 드러내는것 이긴하다.
그러나 그말도 희망사항의 수준이지,
현실속에서 서로 상대방을 삶의동반자로서 받아들이고, 결혼을 시도하겠다는 커플은 매우 드믄 현황이다.
그런 현상은 동성애자들이 결혼이나 가족개념보다는. 자연스런 애정형태로서
남자끼리, 혹은 여자끼리의 사랑을, 이성애와 동등하게 사회적공인을 받겠다는 상징성에 더 큰의미를 두고자 하는것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변화는 진행되고 있다.
저 바다건너편 미국과 유럽의 소란들이 우리를 포함한 아시아에서도, 이제 가십거리 일수만은 없는시대에 살고있다.
앞으로 우리사회에서도 어느정도까지 변화가 일어날지,
확실한 예측이 쉽잖을 탄력이 벌써 우리 주위 어느곳에 숨어있을지 모를일이다.
일단 시대가 그분위기를 이끌고 있는것 같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변화의 당사자로서 결혼적령기를 맞은이들의 입장과 자세는 어떤것들이 있을지....
한번쯤 스스로 헤아려 살피는 마음들이 되잖으려는지,
오늘 샌프란시스코에서 날아온 한줄 인터넷 기사가 이런 뜬금없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법률적으로 동성애자간의 결혼이 합법화되었을 때, 하나 둘 웨딩마치를 울리는 커플은 늘어가지 않을까요?
지금까지 이성애자 결혼식에서 뜯긴 축의금이 얼만데요.^^(농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