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기 두 목사가 있습니다. 동성애 때문에 목회를 그만둬야 했던 목사, 동성애를 부정하고 목회를 시작한 목사. 두 사람은 동성애를 둘러싼 우리나라의 종교적 전선의 반대편에 서 있지만, 두 사람이 들려준 이야기는 미묘하게 겹치기도 하고 극단적으로 갈라지기도 합니다. 보수 기독교계의 격렬한 반대운동으로 촉발된 차별금지법 논쟁이 기독교 내 성소수자의 삶을 돌아보는 계기로 이어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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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터울님과 동감이예요.
모태 신앙이든 아니든, 종교는 개인의 근본적인 신념과 관계 있기 때문에
일단 중요한 가치관으로 받아들이고 자리 잡으면 손쉽게 바꿀 수 없죠.
선택권이 있는 시기는 본인이 신앙을 (깊이) 갖고 인정하기 이전이랄까요.
자기 신앙을 위해서 기꺼이 순교까지 하는 사람들을 보면 알 수 있잖아요.
'민주주의'나 '민족 독립'처럼 종교가 아닌 이념, 사상, 소신이라도 마찬가지죠.
'노예 해방'이나 '독재 타도'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 중 하나인 사람에게
'왜 굳이 힘들게 그런 걸 믿고 실천하려고 해? 다른 선택도 얼마든지 가능하잖아?'
이런 질문은 자기 신념에 대한 모욕처럼 들릴 수 있거니와 귀에도 안 들어가겠죠.
약간 다르지만 역시 개인의 고유한 정신적 또는 신체적 특성이라는 점에서 국적을 들 수 있죠.
심지어 이민이나 망명으로 이미 국적을 바궜고, 땡전 한 푼 나오는 게 없더라도
자기 출신 국가에 대해 관심을 유지하거나 그 정체성을 소중히 하는 사람이 많잖아요.
만약 외국 현지인이 재외 교포에게 '너 이젠 이 나라 사람이니 한국인 정체성 버려'라고 하면,
그 의도는 둘째 치고, 얼마나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요구일까요?
국적처럼 복잡한 법적 제도가 아니어도 민족, 지역, 가문 등은 개인 정체성에서 아주 중요할 수 있잖아요.
가령 우리가 굳이 쌀밥과 김치를 먹고 한국어를 사용하고 족보를 따지고 한복을 입을 의무는 전혀 없죠.
강원도, 충청도, 제주도 등 출신 지역의 방언, 풍습, 음식 등을 자랑스러워하거나 간직할 필요도 없구요.
그렇다면 왜 그런 걸 굳이 유지하고 거기에 의미를 부여하는 걸까요? 다른 선택도 많은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