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들은 왜 [언니]라는 호칭을 사용할까?]
제가 갖는 이런 물음에 대해 당신이 제게 들려준 생각은 아래와 같아요.
이제, 당신의 생각을 제가 이해한대로 요약해 볼께요.
<<당신이 형을 언니라고 부르는 이유>>
1. 보통 남성 상호간에 손아래 사람이 손윗 사람을 [형]이라고 부르는데, 이때 [남성]을 정의 한다는 것은-당신이 생각하는 이런저런 이유 안에서-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당신은 [언니]라는 호칭을 사용한다.
2. 호칭은 구분이며 차별이다.
3. 나아가 형이라는 호칭을 사용하는 것은 트랜스젠더에 대한 비하이다.
제가 갖는 의문에 대한 당신의 답변 중에 제가 잘못 이해한 것이 있다면 언제든 말씀해 주세요.
실시간 대화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일단은 당신이 그런 생각으로 글을 썼다고 가정하고
거기에 상응하는 제 생각을 말할께요. 그럼 시작합니다.
<1에 대한 의문>
당신은 [사과]를 어떻게 정의하고 인식하죠? 그 밖에 다른 수많은 [호칭]에 대해서 당신은 또 어떻게 정의하고 인식하는지 호칭에 대한 당신의 이해와 논리구조가 참으로 궁금해요. 아마도, 당신이 제게 밝힌 논리구조라면 그것(사과나 그밖의 다른 수많은 호칭)에 대한 인식이나 정의를 내린다는 것은 당신에겐 불가능하거나 매우 어려운 것이 아닐까 생각해요. 그러나 사과나 아버지, 고양이, 의사 등등의 호칭에 대해 인식하고 정의하는 것은 사실 당신이 생각하는 것 보다는 쉽답니다.
이쯤에서 당신에 대해 궁금해 지는 건 이거예요.1과 관련한 주장을 편 당신은 과연 어떤 생각으로 [언니]라는 호칭을 사용할 수가 있는 것인가 하는 거죠. 정의 할 수 없는 사람에 대한 호칭으로 [언니]라는 호칭을 사용한다는 의민가요?
<2에 대한 의문>
차이가 나는 것은 구분을 하게 되어있어요. 그건 아주 자연스런거예요. 그리고, 그건 내가 혼자 억지로 해버린 것도 아니고, 그렇게 될 수도 없어요. 그런데, 구분을 왜하냐? 구분하는 목적이 뭐냐? 등등... 내게 따져 묻는 듯한 당신의 질문이 좀 엉뚱하게만 들리네요. 당신은 마치, 구분으로 인해서 차별이 발생하기 때문에 어떤 구분도 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는 것 처럼 보여요. 그것은 다른 말로 하면 이렇게 고칠 수 있어요.
차별은 나쁘다.
그러므로 차별을 해선 안된다.
구분은 차별을 유발한다.
그러므로 구분은 나쁘다. 그러므로 구분은 해서는 안된다.
차이는 구분을 유발한다.
그러므로 차이는 나쁘다. 그러므로 차이를 나타내는 어떤 호칭도 사용해선 안된다.
당신은 마치 호칭의 사용이 차별을 조장하는 근거가 되는 것처럼 주장을 하고 있어요. 그런 주장은 호칭은 필요없다. 호칭을 없애자... 뭐, 이렇게도 들리기도 하구요. 여하튼, 호칭을 사용하는 것이 당신의 관점처럼 차별의 근거가 될까요? 당신의 그런 주장은 과연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을까요? 돼지를 개와 구분하지 않고 [개]로 부르면, 돼지와 개의 차별은 줄어들까요?
구분한 것, 혹은 구분된 것에 대해 차별을 하는 것이 혹 어떤 경우에 있어서는 [악]이 될 수도 있겠지만, 구분을 하는 그 자체가 [악]일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따라서, [호칭의 사용]은 구분을 가져오는 것은 사실이지만,(하지만, 구분이 되어지기 때문에 호칭에 구분이 생기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해요. 이 차이를 이해했으면 좋겠어요.) 호칭이 차별과 인과로 연결되었다는 당신의 주장은 무리있어 보여요.
그러나, 당신 글에 대한 내 생각과 달리,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혹은 어떤 집단에게 호칭에 대한 당신의 생각이 설득력을 갖는다 해도 여전히 남는 의문은 이거예요. 당신은 어떤 이유로 [언니]라는 호칭의 사용을 할 수 있다는거죠? 당신이 사용하는 [언니]라는 호칭은 당신의 논리구조 안에서 전혀 차별적이지 않다고 말할 수 있나요? 당신에겐 어려울 수 있는: 남성으로 정의되고 인식되어진 당신의 손윗사람에게 [형]이란 호칭은 차별이 된다고 주장하는 당신이, 동일 인물에게 [언니]라는 호칭의 사용은 차별이 아니라는 당신의 생각에 하자는 정말 없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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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별이 나쁘다는 생각에는 저도 공감을 해요. *
* 그러나 구분이 차별을 부른다는 생각엔 수긍할 수 없어요. *
* 차별을 부르는 것은 "남자는 이래야 한다", "동성애자는 이럴 것이다"등의 편견이죠. *
* 하여, 우리가 무언가 노력을 해서 차별이 발생하지 않게 할 수 있다면 *
* 그건 [호칭의 구분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편견을 버리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
* 편견과 차별의 상관관계에 관한 제 생각은 *
* [navi] 16. 사람이 사람다워야 사람이지... 라는 글에 써놨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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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에 대한 의문>
당신은...
당신에겐 어려울 수 있는 남성으로 정의되고 인식되어진 당신의 손윗사람에게 [형]이란 호칭의 사용이 몸은 남성이고 정신은 여성인 사람들에 대한 비하라고 저를 비난했어요. 그렇다면 이런 경우에는 제가 어떻게 해야 하죠? 몸이 여성이고 마음이 남성인 사람에겐 뭐라고 불러야 비하하는 발언이 되지 않을까요?
이런 경우에...
1) 사람은 구분이나 정의 되는 게 쉽지 않으므로 역시 계속해서 [언니]라고 부른다.
2) 이런 경우는 그들에게 [언니]라고 부르면 그들에 대한 비하가 되므로 [형]이라고 부른다.
3) 뭐라 부르기 난처하므로 쌩깐다.
혹 내게 말할 수 있는 당신의 대답이
1)이라면... 당신은-당신이 내게 보여준 호칭에 관한 당신의 논리구조 안에서-나더러 그들을 비하하라고 사주한 사람이 돼요. 혹은 당신이 싫어하는 호칭에 연연해 하는 사람이 되거나.
그래서 당신이
2)라고 내게 답한다면... 이번엔 내게 [차별]을 강요하는 것이 되요. '언니'라는 호칭을 사용하다가 '형'이라는 구분된 호칭을 사용하라고 적어도 당신만은 내게 말하지 않아야 해요. 왜냐하면 당신에겐 구분은 차별을 의미하잖아요. 당신의 신념이 이따위 질문하나로 쉽게 무너지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들기 때문에 2)라고 말하진 않았으면 해요. 이런 나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당신이 내게 2)를 제시한다면 앞서 당신이 내게 따져 물었던 호칭의 구분의 목적과 이유에 대한 물음을 당신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꺼예요.
뭐, 그렇다고해도 설마 당신이
3)이라고 내게 말하지는 않겠지만, 그래서 더욱 당신은 뭐라 부를까 궁금해져요.
처음에 나는 [게이들은 왜 [언니]라는 호칭을 사용할까?]라는 얘길 꺼냈어요. 게이 상호간에 호칭에 있어 [언니]라는 용어의 사용이 이해가 되지도 않을뿐더러 정체성에 혼란을 주는 호칭의 사용은 적절치 않아보인다는 내 생각을 꺼냈죠. 그런데 당신은 내 생각을 이렇게 왜곡했어요. 내가 트렌스젠더에게 [형]이라고 부르는 것은, 그것은 그들에 대한 비하 발언이라며, 이후에 당신 스스로를 변호하는 모습은 참으로 실소를 금할 수가 없어요. 나는 분명히 이렇게 써놨거든요. [나는, 나보다 나이 많은 트랜스젠더를 향해 누나라고 부른다.]
내가 트랜스젠더를 비하했다고 당신이 나를 비난했고, 당신이 나를 비난한 이유를 장황하게 늘어놨는데 당신이 얼마나 생트집을 잡는지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해요.
그래서 호칭에 대한 제 관점은 더 이상 여기에 올리지 않으려고해요.
그럴리 없다고 생각하지만, 혹시라도 호칭에 관하여 저와 생각을 나누고 싶다면
전화, 쪽지, 만남...등의 사용 가능한 방법으로 찾아 주세요.
언제든, 누구든 환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