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모기.
피가 터졌다. 나를 문 게 분명하다. 저놈들은 늘 이런 식이다. 모기로 위장한 외계의 맨인블랙들이 순수 우주인의 혈통을 가진 내 피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것이다. 자꾸 이렇게 나오면 나도 어쩔 수 없다. 레이저빔을 쏴야 한다. 결코 에스킬라가 아니다. 아니면, 레이저망을 내 주위로 쳐야 한다. 결코 모기장이 아니다.
혹시 이곳 게시판을 염탐하는 맨인블랙들이 있을지 모르니, 지구 눈팅들께서는 내가 이 우주에 마지막으로 남은 순수 우주 귀족의 혈통이라는 것을 발설하지 말아얀다. 이 발칙한 맨인블랙들은 원래 파리로 둔갑을 자주하는 편이었는데, '
에어리언 마스터'라는 '신체강탈자의 침입'의 짝퉁 영화가 나온 이래, 모기로 둔갑하는 방법을 익혔다.
'에어리언 마스터'라는 영화를 보면 한때 지구를 거의 점령하다시피한 가오리 모양의 외계인들이 '뇌염 모기' 때문에 모두 죽게 된다. 뇌 용적량이 신체의 60프로를 차지하는 까닭에 뇌염에 걸리면 죽는 것. 그래도 '우주전쟁'의 박테리아보다는 덜 웃긴다.
암튼, 잡았다, 요 놈의 첫 모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