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부터 친구들에게 `여자를 사귀다 깨진척` 연기를 하고 있다.
꽤나 오래전부터 내가 연락이 너무 없고 모임에도 자주 안나오는걸 봐서 누군가가 생겼다며 대체 누군지 밝히라는 주문을 자주 받았다. 대충 얼버무리는거도 하루 이틀이였다. 우연이 친구들과 놀다가 애인의 전화를 받았는데 친구들이 바로 "애인이야?" 라고 물었다. 내 목소리가 평소와 달랐다고 했다. ㅡㅡ ㅋㅋ 다들 사진을 보여달라고 했고 싸이에는 왜 안올리냐며 얼마나 이쁘길래 이렇게 아끼냐고 나를 몰아세웠다.
그러기를 1년 가까이 하다 보니 친구들 사이에서 내가 누구와 사귄다며 확신을 했다. 싸이에 둘이서 다정하게 찍은 사진이 몇장 있는데 그걸 보고 그러는거 같았다. 결국.. 난 지난 6월말에 고향에 내려갔을때 애들한테 사귀던 사람이랑 깨졌다고 '연기'를 하게 되었다.ㅡㅡ
어째 친구들의 반응이 더 웃겼다. "그래 확신이 들면 사진은 당연하고 자랑을 못해서 안달일텐데 니 행동은 그냥 사귀는거 같았어" ㅡㅡ 원.. 같다붙이는거도 가지가지라고,ㅋ 더 신기했던거는 오늘 수업이 끝나고 오늘 전역한 고향친구와 저녁을 먹는데 그 친구까지 내가 누구랑 사귀다가 얼마전에 헤어졌다는거를 알고 있었다. ㅡㅡ 민망했다... ㅋ
한편으로 고마운 일이기도 했다. 이런거 또한 나란 사람에 대한 관심어린 애정?이라고도 볼수 있고 내가 연락을 잘 하지도 않고 모임에도 잘 안나가는데 나를 잊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니깐..
아직 젊어서 그런지 평소에는 잘 못느끼지만 가끔은 내가 게이인 것이 슬플때가 있다. 나 역시 똑같은 사람인데 나의 애인을 당당하게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소개하고 싶지 싫겠냐고 되묻고 싶지만 그냥 아는 형이야, 라고 말할수 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
그날이 정말 올련지 모르겠다. 남자가 남자를 사랑하는게 아니라 사람이 사람을 사랑한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을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