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군 당국은 변태 집단이라고 할 수밖에 없어요. 해당 중대장이라는 사람이 다른 동성애자와 성 관계를 갖는 사진을 갖고 오라고 하지를 않나, 또 그 사진을 다른 병사들과 나눠 보며 키득거리지를 않나, 동성애자 아들을 염려하는 아버지의 마음이 담긴 편지를 나눠 읽지를 않나, 도저히 상식 수준으로는 생각할 수 없는 변태 짓거리를 태연히 일삼는 이들의 몰염치는 변태 세계에서도 추방이 마땅한 최저질의 악행이지요.
군 당국은 게이 포르노그라피를 병사들에게 요구하고, 또 그것을 보며 웃고 자빠지는 악취미의 공동체인가요?
헌데 이런 악행들을 뻔뻔하게 저지르고도 '군형법 제92조'를 들먹이며 두둔한다면 이는 무슨 뜻이 될까요? 그렇지요. 군형법 제92조는 군 당국의 악행을 옹호하고 허용하는 변태 세계의 최고 법전이며, 이 전율할 만한 행위를 하고도 반성이 없는 군인들은 변태 법령의 충복들인 셈입니다.
대체 니들이 뭐간데 한 사람의 존엄성을 이리도 무참히 훼손하며 성 관계 사진을 찍어 오라고 명령을 내리는 건가요? 대체 니들이 뭐간데 아들을 염려하는 아버지의 마음을 백주대로에 벌거벗겨 희롱할 수 있는 건가요? 국민들의 세금을 아구지로 쳐먹는 그 입으로 똑똑히, 왜 누구도 침해할 수 없는 한 사람의 인권을, 아니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존재할 군대 내 동성애자들의 인격을 훼손할 자격을 주었는지 말해 보세요. 니들이 변태가 아니라는 증거를 말해 보세요.
머리 대신 군화를 목 위에 얹어놓고 있는 게 아니라면, 한 사람의 성 정체성, 인격, 삶의 존엄성을 훼손할 자격을 누가 주었는지 말해 보세요. '인우보증서'라는 강제적인 요구로 동성애를 고백케하고, 감시하며, 심지어 사진으로 직접 인화까지 요구해 음란증에 사로잡힌 눈을 희번덕거리는 것이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너그들 군대의 임무인가요? 동성애자로 커밍아웃, 혹은 아웃팅 될 경우 해당자를 정신병원에 보내거나 의가사 전역조치하는 것이 맨날 대동단결을 부르짖는 너그들 군 당국의 숨겨 놓은 비밀병기인가요?
다른 말이 필요 없습니다. 동성애자 군인들에게 성 관계 사진을 찍어 오라고 요구하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군대가, 수호천사 대신 우리에겐 군형법 제92조가 있다고 두 팔 벌려 부르짖은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군대가 과연 그럴 자격이 있는지 스스로를 증명하지 못한다면, 사과하세요, 반성하세요. 또 국가인권위 진상 조사에 모골이 송연할 정도로 반성하는 자세로 임하세요. 아울러 이 땅의 동성애자들을 그 동안 충분히 능욕한 그 죄과에 대해 책임지기 위해서 향후 군대 내 동성애 문제에 대한 인권가이드 라인을 세우는 것은 물론, '대체 복무' 이야기만 나오면 혀 빼물고 경기 일으키는 그 히스테리는 잠시 접어두고 우리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대안을 생각해 보세요.
정신병원으로 보내거나 의가사 전역조치하기 바쁘죠? 동성애자의 군 부적응에 문제에 대해서는 너그들도 생각하고, 우리들도 염려하죠. 머리는 장식품이 아니에요. 혹은 심심하면 군화 닦으라고 목 위에 얹어놓은 게 아니에요. 이제는 대체 복무에 관해 이야기 꺼낼 정도로 충분히 너그들, 우리들의 삶을 잔인하게 진압해왔어요, 친절한 대한민국 군대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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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다가 새벽 늦게 귀가했는데 이런저런 기사들, 기자회견문을 읽고 있자니 화도 많이 나고 기분도 싱숭싱숭해지네요. 어쨌든 대표 님, 수고하셨습니다.
몇 년 전부터 이야기해왔던 군대 내 동성애자 문제에 관해 이번에는 정말이지 발본색원하는 마음으로 덤벼들어야겠단 생각도 들고요. 이번 임시 총회 때부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이 무엇이 있는지 차근차근 이야기해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