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생생뉴스 2005-11-22 08:47]
환절기다. 감기 등 호흡기 질환에 노출되기 쉽다. 특히 저항력 약한 어린 아이들에게 ‘크룹(Croup)’은 치명타를 안겨주는 복병이다. 초기 증세가 감기와 엇비슷해 방심하기 쉽다. 감기 쯤으로 여기고 방치할 경우 큰코다친다.
김동수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아과 교수는 “크룹은 재발이 잦고 증세가 심해지면 아이의 기도가 좁아져 심한 저산소증과 피로감에 따른 호흡 곤란으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감기인 줄 알았는데…=‘크룹’이란 쇳소리 같은 기침소리를 내고 호흡 곤란을 동반하는 목 염증 질환들을 통틀어 이르는 말로 목이 쉬거나 변성이 되고 숨을 들이마실 때 소리가 나는 것이 특징이다.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이 주된 원인으로 알려져 있는데 바이러스 중에서 파라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전체 원인의 75%를 차지하고 있으며, 아데노 바이러스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등도 병을 일으킨다.
바이러스성 크룹은 3개월에서 5세 사이의 소아에서 많이 발생하며, 여자 아이보다는 남자 아이가 많이 걸린다.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크룹은 대부분은 경미해 입원을 필요로 하지는 않지만 심하면 기관지 폐렴으로 악화될 수 있다. 또 주로 한밤중에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아이는 물론 부모까지 잠을 설치는 경우가 많으며 크룹에 걸린 아이는 처음 며칠 동안은 콧물과 열만 나기 때문에 대부분 부모들이 단순한 감기로 오인하는 경우도 많다.
유진호 동국대 일산병원 소아과 교수는 “증세가 심해지면 산소가 부족해 아이의 입 주위가 파래질 수 있다”며 “단순히 감기인 줄 알고 방치했다가는 생명이 위협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부모들의 적극적인 대처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적절한 온도와 습도 유지가 우선=무엇보다 실내 습도를 적절하게 유지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수분을 충분히 섭취시키는 것도 필요하다.
소아과 전문의들은 특히 시원한 밤공기는 기도의 자극을 덜어 주기 때문에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따라서 실내 공기를 차갑게 하고 습도를 높일 수 있는 가습기를 틀어 놓거나 목욕탕에 따뜻한 증기를 만들어 아이를 앉혀 놓는 것이 필요하다. 증세가 초기라면 아이에게 밤 공기를 자주 쐬어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아이의 기침이 멎지 않고 호흡이 빨라지는 경우에는 입원치료를 받아야 한다. 입원하게 되면 입으로 충분한 수분 섭취가 어렵기 때문에 정맥주사를 놓아 필요한 양의 수액을 공급하게 된다.
안소현 삼성서울병원 소아과 교수는 “크룹 환자를 다룰 때는 무엇보다 안정이 중요하다”며 “대개의 경우 크룹은 합병증이 없지만 드물게 중이염 또는 폐렴이 생기기도 하고 미숙아로 태어난 아이나 천식이 있는 아이는 입원 치료가 요구된다”고 말한다.
최상현 기자(puquapa@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