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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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하라 2005-03-26 19:59:11
+0 775
지적능력을 가진 사람이 생활속에서
사물이나 인간관계에 대한 감정을 다룸에 있어
과연 진실만을 운용수단으로 삼는게 아니란건  어린애들도 안다

원숭이나 개같이 약간의 지능을 가진 짐승들도 의도적인 거짓행동을 한다고한다.
짐승들도 거짓행동이  이익을 가져오리라는 본능적인 기대를 갖게되는데
하물며 첨예한 이해득실을 따지는 사람들에게서야 더말할 나위도 없을게다.

그리고 어느 개인의 거짓말이
주위사람들에게 정서적 물질적 피해를 주는게 아니라면, 때론 애교스러운것일수도있다.
거짓말이 어느정도는 허용될만큼 암묵적인 합의점이 따로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그게 잠깐 웃어넘길만한 수준의 것을 넘어서
개인과 그가 속한집단에 대한 도덕성을 훼손 할만한 성격이라면 문제는 간단 하지않게 된다.
그렇다면
소위 성적지향성을 기반으로해서 일반남성과 상당히 다른정서를 가졌다는 게이커뮤니티 에서 거짓말은 어떨까?

나는 오래전 잠깐동안의 어설픈 이쪽경험을 성장통 쯤으로 쳐버리고서
그당시 가치를 찾을수 없이 씁쓸했던 이쪽세계를, 다시는 쳐다보지도 않고  보통남자로서 살았다.
그러다가 진지하게 사회적 인식에 도전하며 등장하는 이 커뮤니티에 다시 관심을 갖게된 98년도에
잡지 "버디"가 발간되는 사회분위기속에서, 이미 게이단체도있고  전화사서함 동아리란것도 있다는것을 처음 알게됐다.
소위 질척한 분위기가 역력한 삼류극장이나 칙칙한 뒷골목의 수상한 술집을 벗어나서도
건전하게 이쪽사람들이 만나는 자리가 만들어지고 있다는것을 알게된것이다.

그런 새로운세태가 어쩌면 훨씬 이전부터 내가 바라던 건전한 이쪽모습이 아니었을까... 하는맘에 반가웠다.
나는 잠재적으론 이쪽정서를 가졌음을 부인 하지않지만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듯이, 그때는 더더욱 사고방식은 물론이고 어떤 구체적행동도 삼가하며 살아온 사람이다.
더구나 이쪽정서를 가진사람 에게서는  별로 인간적인 매력조차 느껴본 경험도 없는처지인데
내가 뒤늦은 이제와서 새삼스레 저 커뮤니티의 긍정적성장에 관심을 가진다고해서, 뭐 좋을 일이라도 볼게있을까 싶었지만
그래도 망성이고 망설이다가  거기도 사람사는덴데  어쩌랴.....뭐 이런게 사람 사는것 아니냐...
싶은 마음으로 모임에 가보았다.

그 집단에선 처음온 내게 주도적으로 설치는 몇몇사람들이 누구와 누가 커플관계라고 자랑스럽게 말을했다.
그리고 누가 커밍아웃을 했느니 어쩌느니 하면서 그들은 상당히 우쭐해뵈기도 했다.
요즘같이 남자와 여자도 진지하게 사귀기 쉽지않은 세상에, 동성간에 과감히 커플임을 내세우며 뿌듯해 하는것같아서
나는 그들의 용기와 자부심이 놀랍고 대단해보였다
실제로  나보다 나어린사람들이지만
고정관념에 얽매이지않고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관계를 설정하고 유지하는 그자세가 존경스럽다고
그들에게 칭찬의 말까지 해준 기억도있다.
나는 순진하게도 그들의 말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얼마쯤 지난 모임에서 어느커플중 한사람에게 요새 둘은 잘지내냐고 예의상 물은적이 있다.
그런데 그대답이 어째 버릇없다싶게 장난스레 나왔다.
진지한 내질문에 곤란스레 피해가겠다는 의도가 그의 오버반응속에 역력했다.
그리고 잠깐 한담을 나누는 시간이지만 게이로서 생활속에 직면하는 문제들에 대한 이야기가나오면
그들은 대충 얼버무리거나 은근히 싫어하는걸 알았다.
당시엔 이사람이 뭐 이런태도를 보이나....불쾌 했을뿐인데 나중에 추리해보니
애당초부터 그들사이엔 커플관계라는것이 있지도 않았던 삿된 거짓말이었다.
그들은 단지 모임의 분위기를 위해서, 또는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모습을 뵈일 필요성에따라서
둘이 가볍게 마치 겉멋처럼 커플관계도 만들었다가는  말고, 하는식의 행동을 아무렇잖게 해왔던 모양이었다.
어이없게도 그들에겐 일종의 장식품으로써의 커플관계 처럼, 홍보성성격으로 사람의감정까지 꾸며서 존재했던것이다.

바로 이런것이 진짜 바람직하지 않은 거짓말에 속하는것 아닐까...?
이 커뮤니티에서 가장 소중하게 다뤄야할 사항까지, 불순한 필요에 의해 거짓하는것은
나중에 더 큰 불쾌감을주는 질 낮은것이 아닐까 싶었다.

위에 든 사례같은 경우를 다른 집단에서도 나는 보았다.
더구나 그런행위가 언론앞에 나서기위한 가식 이었다는 당사자의 말까지 들었을땐 아연할수밖에 없었다.
물론 그만큼 이쪽사회가 참여자들의 바람과는 달리, 아직 기반이 열악하고 척박함을 말해주는것일수도 있고
앞으로 개선해 나가야할 이 커뮤티니의 희망사항들을 드러내는 장면이라고. 애써 볼수도있겠지만
그래도 이런 거짓말 이야말로 두고두고 찝찝할뿐 이 아닌가 싶다.
한국에서 어떤 단체가 공적인 성격을 띄고 있는지 여부를 떠나서
이미  한 커뮤니티가  뚜렷한 정체성을 가진 집단이 되었다면 최소한의 도덕성은 가져야 하는것 아닐까 ?

그리고
일반사회에 비해서  게이커뮤니티가 소수사회 라고해도
이쪽정서를 가진사람들 각자의 삶에 있어서, 가치관과
세상의켯속을 들여다보고 읽어내는 사고방식마져 획일적으로 똑 같을수는 없는것이다.
그런데 이바닥에선  
사고방식과 관점이 자기들과 약간만 다른사람을 접하게되면, 정작 장본인에게 그 내용을 확인조차 해보지도 않은채  
또다른 견해를 졌다는 이유로, 그사람 등뒤에서 그실체도 명확 하지않게 조작된 감정을 만들어내 가지고
터무니없이 욕하고 오도된 선입견을 전파하는, 참 모멸스럽고 황당한 경우도 경험하게된다.
바로 이런 바람직 하지않은 습성들이야 말로  
이 커뮤니티 에 포함되는 사람들이 서로 서로를 존중하고 신뢰하기 위해서는 필히 삼가 해야만할 거짓이 될것이다.
어떤 성향을 가진 인간집단이 되었든,
그속엔 보편적인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와 도덕은 꼭 필요한 덕목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개인적 친분이 있든 없든 상관없이.
딱히 남, 이라고만 말해 버릴수없이 이 커뮤니티를 구성하는, 적극적이거나 혹은 잠재적인 게이들 모두를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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