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 펭귄부부 등장.'
남극의 신사로 불리는 펭귄 두 마리가 동성끼리 살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국 대중종합주간지 <선> 최근호는 뉴욕 센트럴파크 동물원에 있는 '로이'와 '실로'라는 수컷 펭귄을 소개했다.
6년 동안 같이 살고 있는 이들은 스스럼없이 사랑을 표현하며 암컷 펭귄이 유혹해도 끄떡하지 않고 서로에게만 집중하고 있다.
더욱 놀라운 점은 이들이 '입양녀'를 키우고 있다는 것. 동물 전문가 로브 그램지는 "암컷이 알을 낳으면 수컷은 알을 품은 채 2개월 이상 먹이를 먹지 않는다. 바다로 나간 암컷이 새끼가 부화할 때쯤 돌아오면, 이번에는 수컷이 1개월가량 바다로 나간다"고 펭귄의 습성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성애 경험이 없으면 알을 품는 것조차 할 수 없는데 신기하게도 이들은 번갈아가며 10주 동안 알을 품고 부화시켜 예쁜 딸을 얻었다"고 밝혔다.
로이와 실로 부부는 딸 '탱고'를 성심성의껏 돌보는 등 훌륭한 부모 역할을 하고 있다. 날개를 접어 탱고를 따뜻하게 감싸주고 부리로 먹이를 먹여주며 극진히 보살피고 있다.
하지만 펭귄의 동성애는 사람의 그것과는 좀 다르다. <동성 동물과 자연의 다양성>(저자 브루스 베게미히)이라는 전문 서적에 따르면 450종에 달하는 동물들이 동성애를 즐기고 있다. 사람보다는 동물들이 동성애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방증인 셈이다. 또 미국 서부에 서식하고 있는 갈매기 중 10∼15%의 암컷이 게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고, 한 몸에 남성과 여성의 생식기를 모두 갖고 있는 청백돌고래도 동성애를 즐긴다.
과학자들은 "동성커플 동물은 평범한 이성관계에 비하면 극히 일부"라며 "동물의 세계에서 동성커플은 적으로부터 새끼를 안전하게 구할 수 있는가 하면 로이와 실로처럼 생식력은 없지만 양육능력은 이성 펭귄부부보다 탁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상미 기자 mimi@ho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