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 집회 & 행진 <TRANS PRIDE>
올해 집회 및 행진의 슬로건은 <TRANS PRIDE>입니다.
한국 사회에서 트랜스젠더퀴어로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 그리고 자긍심.
기억해야할 이들, 그리고 앞으로도 함께 살아갈 이들.
수많은 혐오와 차별 앞에서도 존재가 자긍심인 우리.
올해도 함께 모여 노래하고, 춤추고, 행진하고, 외쳐보려 합니다.
그리고 서로 안부를 물으며 또 살아갈 힘을 얻어보려 합니다.
- 일시 : 2024년 11월 16일(토) 15시~
- 장소 : 녹사평역 인근 이태원 광장 (용산구 이태원동 34-2)
- 주관 :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 행사 기획단
- 공연 : 소수자연대풍물패 장풍, 허리케인 김치 & 스펜스-허 드랙아티스트, 투쟁펑크듀오 소수윗
- 공동주최 : 56개 단위 (강동성심병원 LGBTQ+센터, 경희대학교 성소수자 동아리 아쿠아, 고려대 생활도서관, 고려대 여성주의 교지편집위원회 석순,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기본소득당 여성위원회, 노동∙정치∙사람, 노동당, 녹색당, 다른세상을향한연대, 다양성을 향한 지속가능한 움직임 다움,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무지개신학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수자인권위원회, 반성매매인권행동 이룸, 변희수재단준비위원회, 부천무지개유니온, 사회주의를향한전진, 서울인권영화제,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섬돌향린교회, 성공회 용산나눔의집, 성균관대학교 성소수자 모임 퀴어홀릭, 성소수자교사모임(QTQ), 성소수자부모모임,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SHARE, 성적소수문화인권연대 연분홍치마, 언니네트워크, 인권연구소 '창',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인천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장애해방열사_단, 전교조 성평등특별위원회, 정의당 경기도당 성소수자위원회, 정의당 서울시당, 정치하는엄마들, 제주퀴어프라이드 조직위원회, 진보당 인권위원회, 청년성소수자문화연대 큐사인, 청소년 성소수자 지원센터 띵동, 퀴어 페미니스트 댄스 공간 루땐, 퀴어노동법률지원네트워크, 트랜스젠더 인권단체 조각보, 트랜스해방전선,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한국레즈비언상담소,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한국성소수자의료연구회(KALM, Korean Association for LGBTQ Medicine),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의전화,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트랜스젠더퀴어인권팀, 홍대인이반하는사랑(홍반사), HIV/AIDS인권행동 알)
<2024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 집회 및 행진 공동성명>
오는 11월 20일은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입니다. 혐오와 차별로 인해 세상을 먼저 떠난 트랜스젠더 동료를 추모하고, 앞으로를 살아갈 트랜스젠더와 지지자들이 함께 서로에게 안부를 묻는 날입니다. 그날을 기념하며 오늘 이렇게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가해지는 다양한 혐오와 차별에 대해 이야기 하려 이자리에 많은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2018년부터 이곳 이태원에서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 집회와 행진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1회 “그만 죽여라, 우리도 살고싶다”고 외치며 시작된 우리의 행진은 “보통의 트랜스들의 위대한 생존”을 축하하는 방식으로 변화해왔습니다. 그리고 코로나19로 집회가 금지된 2020년, “나로 죽을 권리”라는 슬로건을 통해 내가 바로 내 삶의 주체임을 확고히 명시하고자 하였습니다. 그리고 지난 2021년, 우리는 또 다시 수많은 트랜스젠더 친구, 지인, 가족, 동지를 떠나보내야 했습니다. 아직 “나로 죽을 권리”가 보장되지 않는 이 한국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먼저 떠난 이들의 권리와 서로의 권리를 챙기기 위해 거리 곳곳에서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리고 2022년 다시 이 장소에서 만나 <트랜스젠더, 잘 살고 있나요?>라는 슬로건으로 서로의 안부를 묻고, 힘들 땐 서로에게 기대도 된다는 희망의 안부를 물었습니다.
2023년에는 많은 트랜스젠더의 삶의 터전이자 안식처였던 이태원 거리에서 크나큰 참사가 일어났습니다. 성소수자의 삶터에서 축제의 거리로, 축제의 거리에서 재난의 공간으로 변해버린 이 공간에서 우리는 외쳤습니다. 어디에서나, 누구나 안전한 일상을 보장받을 권리가 있다고 외쳤습니다. 그리고 대통령실 앞을 행진하며, 평등해야 안전하고, 안전해야 평등하다고 외쳤습니다. 그것이 우리가 바라는 사회였습니다. 평등해야 안전할 수 있고, 안전해야 평등할 수 있다는 이 당연한 명제가 지켜지는 사회가 되길 바랐습니다. 그런데 정부는 우리의 집회를 여러 차례 금지해왔습니다. 사회가 차별적 잣대로 금지한 존재인 우리는 자유롭게 집회를 열고, 행진할 권리까지 침해당했습니다. 그럼에도 지난해 “단결트젠, 용산은 젠더땅”이라는 구호를 가지고 힘차게 행진했습니다. 그것이 우리가 지켜온 자긍심, PRIDE 였습니다.
오늘 우리가 이야기하는 자긍심에는 “우리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에 저항하는 것, 그리고 누군가의 권리가 침해받는 순간에 그 옆에 서는 것”이 포함됩니다. 또한, 배울 권리, 일할 권리, 원하는 모습 그대로 살아갈 권리, 민원 처리를 할 권리, 카드를 발급할 권리, 불안해하지 않고 비행기를 탈 권리, 원하는 곳에서 살 권리, 원하는 곳에서 식사할 권리, 원하는 치료를 받을 권리, 심지어 화장실에 갈 권리까지. 너무나도 당연한 이 권리들을 보장받기 위해 오늘 또 거리로 나왔습니다.
우리의 삶을 지키기 위해 수많은 투쟁의 역사를 지나왔고, 우리는 그 시간 동안에 많은 동료들을 떠나보내야 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확인했습니다. 바뀌어야 할 것은 우리의 삶이 아니라 우리 사회라는 사실을 분명히 확인했습니다. 차별적 법과 제도가 바뀌어야 하고, 혐오 문화가 바뀌어야 하며, 성별이분법으로만 짜여진 구조를 바꿔내야만 합니다. 그래서 수년째 구호로 그친 이 의제들이 삶에 적용될 수 있도록 행동하고자 합니다. 오래 걸리고 지난한 과정이더라도 결국엔 바꿔나가겠습니다.
그래서 오늘 이 자리에서 우리는 분명히 요구합니다.
하나, 성별정체성을 포함한 모든 사람을 포괄하는 차별금지법, 지금 당장 제정하라.
하나, 수술강요와 억압을 막기 위한 성별인정법 제정하라.
하나, 성별이분법에 근거한 주민등록번호 폐지하라.
하나, 트랜스젠더의 의료접근권과 의료보험을 보장하라.
하나, 트랜스젠더의 가족 구성할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혼인평등 실현하라
하나, 트랜스젠더 시민의 삶을 포괄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트랜스젠더 인권법 제정하라.
이 요구는 트랜스젠더가 지금 여기에, 그리고 우리 사회 곳곳에서 함께 살아가는 시민으로 존중받기 위한 기본적인 요건입니다. 트랜스젠더가 지금 바로 여기 있고, 당신 곁에 있습니다. 트랜스젠더와 지지자가 함께 숨쉬는 이곳이 사회이고, 우리가 시민입니다. 오늘 행사를 공동주최한 단위들은 여러분과 함께 평등한 사회를 위해 끝까지 연대하고 앞장서겠습니다.
2024년 11월 16일
2024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 집회 및 행사 공동주최 단위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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