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 All The Rage
감독 : James D. Stern
출연 : 조안 알렌, 제프 다니엘스, 로버트 포스터, 안드레 브라우퍼, 보킴 우드바인
미국 / 1999 / 97분
국내 비디오 출시
옵니버스 형식의 장편 영화에 '동성애 코드'가 삽입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현대 사회의 단면과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데 있어, 이제 동성애는 누락시킬 수 없는 중요한 존재론적 의미를 지니고 있는 탓일 게다.
All the Rage(한국 비디오 제명 : 레이즈)는 그 경우의 좋은 본보기를 제공한다.
작년 콜롬비아 비디오 제작사에서 미국 싸구려 B급 영화를 패키지로 묶어 한국에 내놓은 적이 있었다. 싸구려 냄새가 풀풀 나는 그렇고 그런 호러, 액션 등의 조잡한 패키지였는데, 그 중에 '레이즈'가 섞여 있었다.
레이즈는 미국 사회 군상들의 비루 먹은 듯한 너절한 관계와 섹슈얼리티를 조망하겠다는 욕심을 흠씬 부리고 있지만, 결국 욕심 때문에 절음발이 영화가 되었다. 10대 소녀를 탐하는 동시에 동성과 동거하는 변호사, 거리에서 떠도는 10대 오누이, 결혼생활에 잡혀사는 가련한 여인,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잘 나가는 컴퓨터 전문가이자 거부인 싸이코.
영화는 이 삐걱거리는 인간 군상들의 모습을 차가운 시선으로 좆다가 말미에 이 모든 관계를 작열시키겠다는 듯 희생자들의 '총'을 통해 쓰레기들을 한꺼번에 쓸어내버린다.
이 중 변호사와 동거를 하는 히스테리칼한 게이의 침묵은 단연 압권이다. 자신 몰래 바람을 피우는 변호사를 끝까지 인내하던 그, 결국 변호사에게 총을 겨누고 만다.
싸구려 표지와 너절한 패키지 속에 파묻혀 있기에는 너무 아까운 작품이다. 게다가 쓰레기들 속에서 '뭔가'를 건져내는 건 대단한 쾌감을 안겨준다.
* 차돌바우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0-04-08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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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밀
내년 공연도 기대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