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씨의 노조 소수자 인식 문제있다
[사설}
문제있는 이명박씨의 노조·소수자 인식
‘교수와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무슨 노조를 만드느냐’고 말했던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그제 <한국방송>의 단박 인터뷰에서는 한발 더 나갔다. “대학교수는 … 일 안 해도 봉급이 나오고, 출퇴근 시간도 없고, 오후에 강의가 있으면 오후에 나오고 다른 자리에 참석해 보수를 받을 수도 있다.” “오케스트라 연주가도 한 달에 한 번 두 번 공연하면 나머진 자유시간이다.” 그가 밝힌 노동조합 결성 반대 이유다. 이 전 시장은 전문직 노조를 반대하는 건 “내 주관”이라고 밝혔다.
노조 결성은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자의 기본권이다. 사회의 여러 이해집단의 갈등을 조정해야 할 정치인이 노동자의 기본권 행사를 막으려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직업별로 근무 형태는 다양할 수밖에 없는데 이를 노조 설립 정당성의 잣대로 삼는 인식은 자의적일 뿐더러 위험하기까지 하다.
“인간은 남녀가 결합해서 서로 사는 것이 정상”이라는 동성애 발언과, “(낙태는) 기본적으로 반대인데 불가피한 경우가 있다. 아이가 세상에 불구로 태어난다든지, 이런 불가피한 낙태는 용납이 될 수밖에 없는 것 같다”는 장애인 낙태 발언도 이 전 시장의 인식 수준을 의심케 한다. 장애가 있건 없건 인간은 모두 귀중한 생명이며, 자기의 삶을 영위할 동등한 권리가 있다. 장애가 있다고 해서 출생에서부터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된다. 인간 생명의 존엄성과 그 가치의 무한함은 헌법에 규정돼 있으며, 모자보건법 어디에도 ‘태아가 불구로 태어날 것’을 우려한 낙태를 허용하고 있지 않다. 이성애와 동성애를 ‘정상’ 대 ‘비정상’으로 가르는 것 역시 소수자에 대한 차별 의식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성적 취향이 다르다고 해서 비정상으로 취급받아서는 안 된다.
이러한 것들은 진보와 보수의 문제가 아니다. 부당하게 침해당하고 있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보편적 인권을 어떻게 보장할 것이냐에 관한 인식의 문제다. 유력 대선주자일수록 더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과제들이다.
* 차돌바우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8-10-20 1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