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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해외인물]멕시코 인기가수 차베스

2007 03/20   뉴스메이커 716호

“나 결혼했어요” 커밍아웃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혼인서약을 마친 두 사람. 서로 반지를 교환하고 뜨겁게 포옹한다. 얼굴은 환한 미소로 가득하다. 한 커플의 ‘하객 없는’ 결혼식 사진이 멕시코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다. 사진 속 커플은 남녀가 아닌 남남(男男). 이 중 한 명은 멕시코에서 ‘모르면 간첩’이라는 소릴 들을 정도로 유명 인사다.

멕시코 인기 팝 그룹 ‘RBD’의 크리스티앙 차베스(23)가 “더 이상 팬들과 나 자신을 속이고 싶지 않다”며 동성애자임을 고백했다. 문제의 사진은 법으로 동성간 결혼을 허용하고 있는 캐나다에서 2년 전에 찍은 것이다. 차베스는 그룹 웹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속일 생각은 없었다. 고백할 준비가 안 됐을 때 사진이 공개됐다”며 “무엇보다 내 가족들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하니 두려웠다. 팬들에게 미안하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RBD는 TV 드라마에도 출연하는 등 스페인어권 국가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해 2월 브라질 상파울루에서는 사인을 받기 위해 모인 팬들이 넘어지면서 3명이 깔려 숨졌다. 미국 사인 행사에서는 1만 명에 달하는 팬이 몰려들어 행사가 취소될 정도였다. 차베스의 ‘웨딩’ 사진을 본 팬들의 충격은 당연지사.

“사진은 합성이다”라며 처음엔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인 팬들은 차베스가 ‘커밍아웃’ 하자 “사랑에는 성(性)이 중요하지 않다”며 차베스를 격려하고 있다. 현지 언론은 “보수적인 가톨릭 국가에서 동성애자임을 고백한 차베스의 용기”에 초점을 맞췄다.

차베스는 “나도 결점을 지닌 인간이지만 그렇다고 동성애를 결점으로 보지는 않는다”며 “(이번 사태를) 인간으로서, 그리고 아티스트로서 성숙하는 계기로 삼고 싶다”며 팬들의 이해를 구했다. 그는 “사랑은 삶의 선물이다. 나는 명성보다 사랑을 더 소중하게 생각한다”며 이렇게 글을 맺었다. “다양성에 관용을!”

<고영득 미디어칸 기자 ydko@khan.co.kr>
* 차돌바우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8-10-20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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