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인숙 “軍 성추행, 명예실추 관점서 보고 있어”

[노컷뉴스 2006-07-25 08:31]    
  




- 동성간 성추행을 정신 질환으로 봐선 해법 안나와

“군 형법상 추행죄라는 것은 그것이 강제적으로 이뤄졌다는 것에 초점이 맞춰지는 게 아니라 군 입장에서 봤을 때 추한 행동을 한 것, 군의 명예를 실추시킨 것에 맞춰져 있다. 추행죄의 입법 취지가 군인 인권을 보호하는 데 맞춰지지 않은 것도 문제고, 강제적이든 아니든 똑같은 식으로 취급되는 것도 문제고, 형법상의 사건으로 보호되지 못하는 문제도 있다. 성추행이 아니라 보기 싫은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다”

******************** 이하 방송 내용 ********************


▶ 진행 : 신율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
▶ 출연 : 명지대 권인숙 교수


- 2003~2004년에 실시한 군대 내 성폭력 피해 실태조사에서 어떤 결과가 나왔나?

피해 사실을 얘기했던 사병이 15.4%였고, 가해자 중 피해 경험이 있었던 사람이 83%였다. 이는 대부분의 피해자들이 가해자가 되는 일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피해가 많이 있을 뿐 아니라 그것이 공개적이고 일상적으로 오랜 시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 성폭력이 일어났을 경우 처벌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조사를 통해 피해 사실과 가해 사실이 입증됐을 경우 대부분 군 형법상 추행죄로 처벌받게 된다. 그런데 군 형법상 추행죄라는 것은 그것이 강제적으로 이뤄졌다는 것에 초점이 맞춰지는 게 아니라 군 입장에서 봤을 때 추한 행동을 한 것, 군의 명예를 실추시킨 것에 맞춰져 있다. 그리고 실제로 일반 형법상의 강제추행죄가 적용되려면 고소를 해야 하는데, 사실 군대 내 질서로는 그런 것이 가능하지 않다. 추행죄는 1년 미만으로 적용되는데, 추행죄의 입법 취지가 군인 인권을 보호하는 데 맞춰지지 않은 것도 문제고, 강제적이든 아니든 똑같은 식으로 취급되는 것도 문제고, 형법상의 사건으로 보호되지 못하는 문제도 있다.

- 동성 간의 관계이기 때문에 그런 건가?

그렇다. 성추행이 아니라 보기 싫은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다.

- 육군 부대는 소령에게 정신 감정을 의뢰했다. 하지만 이성 간의 성추행에서는 정신 감정을 의뢰하는 경우가 드물다. 그래서 이 문제가 성추행을 넘어서 동성애자들을 정신병적으로 바라본다는 지적이 있는데?

그런 문제를 담고 있다. 성폭력이라는 건 강자가 약자한테 행하는 것이다. 자기 권력을 확인하고, 욕구를 해소하는 여러 의미가 있을 수 있는데, 거기서 이성이냐 동성이냐는 것은 엄밀한 의미에서 큰 기준이 되지 않고 있다. 대부분 사회에서 성적인 약자가 여성이기 때문에 주로 여성이 약자가 되고 있지만 많은 사회에서 남성도 성폭력의 희생자가 되고 있다. 군에서의 성폭력은 전체적으로 굉장히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고, 이성애자들 사이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게 문제다. 이것을 동성애의 문제로 한정시키고 정신병적인 병리적 문제로 몰고 갔을 때는 해결책을 찾을 수 없다.

- 군대 내 성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어떤 부분이 필요할까?

군대 내 성폭력은 소령이나 부사관 뿐 아니라 사병 간에도 많이 이뤄지고 있고, 요즘도 빈도수가 줄어드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계급 간에 가해나 피해 의식들, 계급이 높으면 그 사람의 인격권이나 모든 권력을 다 소유할 수 있다는 군대 문화가 전혀 극복되지 않고 있다.

▶진행:신율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월~토 오후 7시~9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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