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에 성소수자위원회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 민주노동당에 남는 성소수자 당원들이 드리는 글 -
창당 이래 최대의 위기에 놓였던 민주노동당이 천영세 비대위를 중심으로 재정비에 들어간 가운데 18대 총선과 한미FTA 비준 저지를 위한 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동안 정파 간의 갈등과 ‘종북’과 ‘패권’이라는 말로 인해 서로에게 상처만 남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고 사회적 약자들과 함께하고 평등한 사회를 만들겠다던 민주노동당의 의지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성소수자위원회는 2004년, 진보적인 성소수자 운동의 역사와 민주노동당 성소수자 당원들의 힘을 바탕으로 출발했습니다.
지난 5년을 돌이켜보면 성소수자위원회는 당 안팎으로 부단한 노력을 해왔다고 생각합니다.
진보운동 내에서도 포함되지 못했던 성소수자 인권정책을 적극적으로 생산하고 민주노동당 후보들의 입으로 표현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또한 민주노동당 당원들의 성소수자 인권 의식수준을 높여내기 위한 교육 활동도 꾸준히 전개하였습니다.
무엇보다 자기가 속한 지역위에서조차 존재를 드러내기 어려웠던 성소수자 당원들이 찾아올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었습니다.
이 모든 활동은 진보의 가치와 범위를 확장하기 위한 활동이었고 사회적 약자들의 권리를 위해 투쟁하는 민주노동당의 정치를 드러내는 활동이었습니다.
성소수자위원회는 한국 사회에 존재하는 정당 내에서 유일하게 존재하고 있는 만큼 여전히 해야 할 역할이 많습니다.
그리고 성소수자위원회의 존재야말로 민주노동당에 남는 성소수자 당원들이 있는 유일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민주노동당은 사회적 약자들에게 마저 외면받는 정당으로 전락해서는 안됩니다.
민주노동당이 구현하고자 하는 평등 사회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시기입니다.
‘반성과 혁신을 하겠다.’는 지금의 말이 단지 선언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재창당하겠다.’는 의지 속에서 구체적으로 실현되길 희망합니다.
신자유주의 경제대통령을 자처하고 효율과 경쟁이라는 이름 아래 사회적 약자들을 철저히 외면하는 이명박 정권을 맞이해야 하는 지금의 참담한 심정이 민주노동당을 통해 희망을 찾고 꿈꿀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낙인과 차별에 매우 예민한 우리 성소수자들이지만 정치적 낙인을 찍고 마치 줄 세우기 식으로 ‘탈당할 것인지, 잔류할 것인지’ 선택을 강요하는 지금의 모습은 평등한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진보정당의 모습이 아닙니다.
이 위기의 국면이 총선을 앞두고 있는 지금 최대한 빨리 재정비되길 바랍니다.
민주노동당과 함께 하고자 하는 우리 성소수자 당원들은 민주노동당이 겪고 있는 ‘위기’를 극복하는데 함께하고자 합니다.
아직도 한국 사회에서 구현되지 못한 성소수자 이슈가 많이 남아 있습니다. 성소수자위원회가 빠르게 제 활동을 찾아갈 수 있게 온 힘을 쏟을 것이며 탈당하고 있는 성소수자 당원들과도 앞으로 진보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성소수자 운동 내에서 협력적으로 함께할 것을 다짐합니다.
정파적 경향에 좌우되지 않고 당 안팎에서 성소수자 운동의 중요성을 한층 더 강조하는 활동을 벌일 것이며 성소수자 당원 입당운동을 비롯한 성소수자위원회 강화를 중심으로 민주노동당 강화에 앞장 서겠습니다.
민주노동당 성소수자위원회는 지금까지 해왔던 역할만큼이나 앞으로도 성소수자 운동의 한 부분으로, 민주노동당 내 중요한 부문위원회로 거듭날 것을 약속드립니다.
2008년 2월25일
민주노동당 성소수자위원회 비상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