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게시판에 이미지 첨부 기능이 없군요.
다른 분들이 올린 글에는 간혹 이미지들이 있었는데, 어떻게 하신걸까요 T.T
잠잘 시간이 되었는데, 잠도 안오고 해서 수다방에 찾아 왔습니다.
6~7년 전에 Nan Goldin이라는 사진작가를 알게 되었습니다.
게이들을 찍은 손바닥만 크기의 사진집을 통해서요.
그 사진집에는 서양게이들의 일상이 놀라울정도로 자연스럽게 담겨있었습니다.
작가가 커뮤니티의 일원이 되지 않으면 담기 어려운 가까운 거리감으로
게이들의 일상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 중 한 장의 사진은 두고두고 마음에 남았습니다.
'Picnic on the Esplanade'이라는 사진이었는데,
여성스러운 게이들이 강변에서 피크닉을 즐기고 있는 모습을 담은 것이었지요.
사진 속의 게이들은 정말 즐겁게 웃고 있었고, 그들의 모습은 분명 그들의 '일상' 중
하나였습니다.
그 때, 제 느낌은 이러했습니다.
아니 훤한 백주 대낮에,
딱 보기에도 난 게이야~ 라고 얼굴에 쓰인 이들이,
그것도 떼로 모여서,
이렇게 즐겁게 웃고있다니!
(그것도 1973년!)
여러가지 감정들이 머릿속을 훑고 지나갔지요.
그들 나라의 문화에 대한 부러움,
그들 자신감에 대한 존경,
우리 사회의 폐쇄성에 대한 답답함,
자신을 드러내 놓지 못하는 나에 대한 쪽팔림.
이성애자들이 이 사진을 보면 좋게 생각할까?에 대한 걱정.
그저 편하게 찍은 한 장의 스냅사진으로
저는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게이 커뮤티티에 속해 있지 않았던 저로서는,
골딘의 사진들을 통해 먼저 외국의 게이들과 만나게 되었지요.
거기엔 다양한 게이들의 일상이 들어있었습니다.
사진집에는 그들의 침실까지도 완전 공개되었죠 ^_^
(애정행각을 담은 골딘의 사진들은 참 좋습니다. 게이뿐 아니라 일반들의 사진도
많이 찍었구요, 참 따뜻하고 자연스러운 일상으로 느껴집니다)
하여튼 그렇게 저는 그녀의 렌즈를 통해서 게이사회의 단면을 먼저 접하게 된 것
같아요.
피크닉 사진은 참 좋습니다. 하루 빨리 이러한 일상이 정말 자연스러워지는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
피크닉 사진은 아래 링크에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http://moca-la.org/museum/pc_artwork_detail.php?acsnum=95.40.94&page=10&keywords=Nan%20Goldin&x=0&y=0&
낸 골딘의 다른 사진들을 좀 더 감상할 수 있는 곳.
http://www.artnet.com/Artists/ArtistHomePage.aspx?artist_id=7135&page_tab=Artworks_for_sale
인터넷에서는 그녀의 좋은 작품들이 많이 올라와 있지 않네요.
제가 가지고 있는 두꺼운 사진집을 친구사이 사무실에 기증할까?
잠깐 고민도 해 봅니다.
너무 혼자 주저리 떠들었네요.
이제 자러 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