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을 처음 쓴건 중학교 2학년때였다.
그 당시 60~70명 정도 되는 반에서 안경을 쓴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 였다.
안경을 썼다는 것은 왠지 공부를 열심히 하는 아이로 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었다.
그러던 나도 안경을 쓰게 되었다.
처음엔 커다란 뿔테안경이었다.
그냥 좋기만 했다~
멋있어 보이기도 했고.
어른들 앞에선 안경을 벗어야 한다는 소리를 듣기도 할때였다.
여전히 그게 예의인지는 좀 의아하지만.
뿔테도 써보고, 무테도 써보고, 은테, 금테 다양한 안경을 써봤다.
나이가 들어서는 익숙해져서 인지, 종종 안경을 쓰고 안경을 찾기도 했다.
안경 쓰고 세수한 적도 몇번 있다.
안경이 그렇게 익숙해지자, 이번엔 안경이 귀찮아 지기 시작했다.
목욕탕이나, 수영장에서 잘 안보이니 답답하기도 하고, 뭔가 좀 손해보는 듯 하기도 했다.
몇년전엔 렌즈를 써볼까 하고 15일 렌즈를 써봤는데, 일주일도 못가서 눈이 벌개져서
안과를 다녀야 했다.
그렇게 렌즈와는 이별을 했다.
가끔 일회용렌즈나 써야 겠다.
내가 아는 동생중에 하나는 은테안경에 집착하는 녀석이 있다.
그 녀석의 소원은 세상 모든 남자에게 은테안경을 쓰는 것이었다.
참 나 만큼이나 희한안 취양이다.
쓰고 다니던 안경이 3년 전에 맞춘것이다.
퇴근길에 안경 나사가 풀리면서 알이 빠지는 바람에,
동네에서 비싸게 주고 한 안경이다.
전엔 항상 남대문같은 데서 싼값에 했는데, 때마침 허파에 바람이 들었는지 비싼 안경을 했다.
비싼티는 전혀 안나지만..
그 3년전에 맞춘 안경이 말썽이다.
렌즈에 기스도 많이 났거니와, 툭하면 렌즈가 빠진다.
길 가다가 렌즈가 빠지면 얼마나 황당한지...
아마 맞은편에서 오다 그 광경을 봤으면 한참을 웃어댔을 것이다.
구내 안경원이 재오픈을 했다.
선글래스도 팔고 그런댄다.
안경 사면 욕실용 시계를 준단다..
겸사겸사 안경을 새로 맞췄다.
이쁜 색의 안경도 있었는데, 큰 머리 탓인지 귀에 거는 부분이 귀에 못 미친다.
이쁜 안경은 포기하고, 이것 저것 골라보다 무테 안경을 골랐다.
요즘 다시 무테가 유행이란다.
무테 안경을 써보니 그런데로 괜찮아 보인다.
안경을 주문하고, 제작이 다 되서 찾으러 갔다.
이런..
안어울린다..
한쪽 눈만 쌍거플이 진하게 진 얼굴이라 부담스럽다.
아까는 도수가 맞지 않는 안경을 써본거라 뿌옇게 보여서 쌍거플을 인지하지 못했던 것이다.
물를수도 없고..
어째 안경 맞출때 누구 하나 달고 가고 싶더라니.. 쩝..
뭐 이삼년은 이거 쓰고 다녀야지 어쩌겠나.
그런데, 테는 느낌이 참 좋다~!
욕실용 시계 안 쓰시면 저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