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일 전에 친구라 여겼던 녀석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참 오래간만 이더군요..
작년에 내가 사랑을 놓치고 힘들어 할때 시간 나면 술이나 한 잔 하자고 문자를 보내도 ..
직접 술 집에 앉아 전화를 해도.. 연 말에 혼자 지내기 외로워 전화를 걸어도...
그 녀석 대답은 항상 같았습니다.
지금 바뻐..
네, 바쁘다는 데 무슨 할 말이 있겠습니까..
사랑을 놓친 것도 내 잘못, 한가한 것도 내 잘못, 외로운 것도 내 잘못인데 내가 누구에게 할 말이 있겠습니까..
혼자 그 아픔을 씹어 삼켰고 혼자 먹는 밥도 열심히 먹었고 그래서 이제야 겨우 나 혼자 라는 것을 절실히 이겨내며 살고 있었는 데...
전화를 해 와선 내 투덜 거림에 이런 소리만 하더군요.
넌 왜 니 생각만 하니? .. 철 없는 소리 하지 마라!!..
전화를 끊고 화가 나서 씩씩 거리며 생각했습니다.
그래, 모든 게 다 내 잘못이니 내가 하는 소리는 모조리 철 없는 소리, 나만 위하는 소리였다고 치자.. 그럼....
넌, 어디 있었니?
내가 너에게 문자를 보내고 전화를 하고 그리고 바쁘다는 니 말에 전화를 끊었을 때..
넌 왜 다시 나에게 전화 한 통 걸어 주지 않았고 왜 문자로라도 고운 말 한 마디 않했니..?
난 널 볼때마다 너와 함께 하지 못해서 미안해 하고 또 그래서 잠시라도 나누는 대화라도 최선을 다하려고 했는 데...
너에게 나, 정말, 친구긴 한 거였니?
친구가 무엇인지.. 친구라는 말, 참, 알다가도 모르겠다고...
그래서, 더 모르겠습니다.
너, 그거 아니?
니 번호 이제 나한테 없다.
그러니 전화해도 니 목소리 듣기 전에 모른척 해도 화내지 마라..
넌 내 친구..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