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title_Free
낮엔 남자, 밤엔 여자 ‘희한한 이중생활’
[도끼미디어 2004.12.10 18:32:07]
        


9일 오후에 방영된 KBS2 `무한지대 큐`를 본 시청자들은 한 남자의 `이중생활`에 깜짝 놀랐을 것이다.
56 살의 한 평범한 직장인이 집으로 들어오는 순간, 여자로 변하기 때문이다. 치마로 옷을 갈아입고, 정성스럽게 화장을 한 그는 `수미`(가명)라는 이름의 완벽한 여성으로 돌변했다.

이 남자의 이중생활은 벌써 30년째. 드레스 룸에 여성복만 300벌이 넘는다는 그는 이제 두 얼굴의 삶이 익숙한 듯 보였다. 옷을 갈아입는 장면을 캠코더에 담아 놓는가 하면, 얼굴에 주름살을 커버하기 위해 따로 조명장치를 설치해 놓은 모습을 보면 기가 막힐 지경.

방송에 따르면 그는 전형적인 `크로스드레서`(Cross dresser)이다. `취미로 이성의 복장을 입는 것을 즐기는 사람`을 뜻하는 `크로스드레서`는 국내에만 약 2,300명가량 있다.

인터넷 동호회만 30여개. 가끔씩 `예쁜 시디(크로스드레서의 줄임말) 선발대회`같은 행사도 열곤 한다. 때론 `게이`나 `트랜스젠더`로 오해를 받지만 전혀 아니다. 다만 철저하게 취미로 여장을 즐길 뿐, 보통의 남성과 똑같은 사회생활을 영위한다. 그 중에는 이미 결혼해 가족을 둔 사람도 많다.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이들의 활동이 국내 방송에 소개된 것은 방송사상 처음 있는 일. 어렵게 취재허락을 얻어낸 무한지대 제작진은 크로스드레서 만을 위한 카페를 전격 방문했다.

그곳에는 직장에서 퇴근하자마자 바로 이곳으로 달려온 남성들이 제법 눈에 띄었다. 재빨리 탈의실에서 여성의 옷으로 갈아입는 그들은 이곳에서만큼은 다른 사람들 앞에서 편안하게 `옷자랑`을 할 수 있기 때문인지, 무척 여유로워 보였다.

이처럼 평범한 남자들이 이렇게 `여장`을 즐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 중 한명은 "남성으로 살아가는 것이 너무 고달프다"며 "잠시라도 그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장을 한다"고 밝혔다. 스트레스를 풀기위해 운동이나 음악 감상을 즐기는 사람이 있듯이 자신은 `여장`을 취미활동으로 선택했다는 것이다.

무한지대의 진행자들은 조금은 충격적으로 다가올 수 있는 `크로스드레서`들의 이야기에 "남자가 바지만 입으라는 법은 없다"며 "또 하나의 개성으로, 일종의 취미로 이해해 달라"는 멘트를 달았다.

아무에게도 어떤 피해도 끼치지 않는 그들은 그저 평범한 이웃일 뿐이다. 각양각색의 사회에 이런 별난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 오히려 우리사회가 지극히 정상적임을 반증하는 증거는 아닐까. 이날 방송은 이런 관점에서 `크로스드레서`들의 모습을 담담하게 소개했다. [TV리포트 김진수 기자]


TV가이드 & 모니터링 전문 TV리포트
제보 및 보도자료 tvreport.co.kr <저작권자 ⓒ 도끼미디어 TV리포트>

마음연결
마음연결 프로젝트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