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이 하나 있어서 글을 남깁니다.
저는 동성애자의 커밍아웃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의견을 가져왔습니다.
당당하게 살고 싶었고 강인하게 싸우고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나름대로 단계적으로 커밍아웃을 밟아 나갔고
친구들뿐만 아니라 학과 선후배들, 극소수의 교수님들에게까지
커밍아웃을 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저는 수업 시간에도 동성애에 대해 개별적인 발표를 했고
학교 안에서 동성애자 인권 관련 대자보를 직접 붙이고 다니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중에 최근에 저는 이상한 변화를 느꼈습니다.
제 과민반응일지도 모르겠으나,
제가 밀폐된 장소에서 밥을 먹거나 앉아 있으면
지나가던 사람들이 저를 쳐다보며 무엇인가 소곤거리는 것을 자주 보았습니다.
전 처음에는 제 예민한 반응일 것이라고 생각하며
별로 개의치 않으려 했지만,
날이 갈수록 그런 타인들의 반응이 좀 노골적으로 보입니다.
어제는 친구들과 밥을 먹고 있는데
반복해서 네 명의 남자들이 저를 쳐다보며
자기네들끼리 무엇인가 얘기를 했고
그러면서도 간헐적으로 저를 쳐다보았습니다.
직접적으로 제게 테러를 가하거나
언어폭력을 가하거나
구체적인 피해가 있지는 않지만,
전 학교에서 불편함을 느낍니다.
책임지지 못한 행동을 마구 한 것일까요?
하여튼 답답한 마음에서 글을 띄웁니다.
아무리 마음을 다잡고 커밍아웃을 한다 하더라도 도처에 널려있는 호모포비아들의 원치 않는 시선들을 대하고 나면 당황하기 마련인 것 같습니다.
힘드시더라도 동성애자인 것을 주위에 당당하게 밝히셨다면 그런 되먹지 못한 시선들은 과감하게 무시하시는 방법 밖에는 없는 것 같습니다.
혹시 그치들의 방법이 시선을 넘어 다른 물리적인 형태를 띤다면 그럴 때는 단호하게 대처해 나가야겠지요.
요즘은 학교마다 동성애자 모임이 있는 것 같은데 그런 모임에 고민을 털어놓고 도움을 구하는 방법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동성애자 관련 대자보 같은 것을 부착할 때에는 그 모임 사람들과 의논해서 원하지 않는 아웃팅이 되지 않는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좋겠지요.
모쪼록 힘 내시고 이 후에 별다른 일이 생기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만 혹시 다른 고민이 생기시거나 의논할 일이 있으실 때에는 언제든지 친구사이로 전화주시거나 글 남겨 주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