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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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트리 2004-09-04 09:3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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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심란한 마음을 달래려 맥주를 사들고 어둑해진 집 근처 대학을 찾았다.

개강 즈음 때문인지 왠지 모를 술렁임과
어둠 속의 동선이 귀를 통해 익숙해질 즈음
내가 앉아 있던 운동장 스탠드 한 구석에서
수줍은 키스에 열중하고 있는 한 커플을 보았다.

그보다 더한 장면도 숱하게 보아 왔던 터라 별 신경 안 쓰고
(그들 역시 나는 안중에도 없고 자기들의 업무에 열중이었다.^^)
고민하는 척 하고 있는데 남자 아이의 말에 귀가 꼿혔다.

"나 처음이야."

누구나 날카로운 혹은 종소리가 들리는 첫키스의 추억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 아이의 말을 듣고 나의 첫키스를 더듬거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건 머리로 떠오르기 전에 이미 몸에서 언제, 어디서, 누구였었는지
자연스럽게 재생돼 버렸다.

영국에서는 키스만을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학교도 있다고 하고
건강에 좋네, 다이어트에 좋네 하며 키스의 효용에 대해
좋은 증거를 주는 단서들도 많이 들어왔다.

하지만 그런 것들을 다 차치하더라도 그 달콤한 커뮤니케이션,
이 가을에 즐겨하기 딱 좋은 종합 선물세트가 아닐까 싶다.^^



노래 : kiss, kiss(sweetpea)

기즈베 2004-09-04 오전 10:12

나는 봄이었는데.. 고속도로 인터체인지 들어가기전 곡선도로에서 아크로바틱한 키스를..ㅋㅋ
쉽게 혀까지 닿는 키스보단 이런 순간의 찰나에서 느껴지는 따뜻함이 더 깊이 남는 법..
마음연결
마음연결 프로젝트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