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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5-23 04: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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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병’ 아피차퐁 위라세타쿨 감독



[한겨레] "남자 커플은 초현실 판타지…내 영화 타이서도 존중받길"

<트로피칼 말라디>(Tropical Malady>의 기자회견장은 타이 기자들을 빼면 텅비었다고 할 만큼 한산했다. <스크린 데일리>는 “뭐, 좋은 영화겠지만 (화면이) 깜깜해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고 빈정거리며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와 함께 최악의 점수를 줬다. <슈렉 2>의 황금종려상 수상을 기대하는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팔레 드 페스티발 주변에서 아피차퐁 위라세타쿨 감독이 당한 수모는 별 것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드레스입고 멀티플렉스 가는 기분으로 칸을 찾은 사람이 아니라면 올해의 칸에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은 이 영화의 발견일 것이다.
건축을 공부하다가 전공을 바꿔 미국 시카고 예술학교에서 영화를 공부한 아피차퐁은 독일 영화 <에듀케이터>의 한스 바인스가르트너와 같은 70년생, 올 경쟁작 감독 중에 제일 젊다. 2002년 <친애하는 당신>으로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받았으며 모국 타이에 첫 칸 경쟁작 진출이라는 기쁨을 선사한 <트로피칼 말라디>는 그의 세번째 장편영화다.

타이 영화산업 바깥에서 영화경력을 시작한(<트로피칼 말라디> 역시 유럽을 포함해 다국적으로 제작된 영화다) 그는 “타이에서 인디 영화를 만드는 유일한 감독이라는 이유로 영화계의 웃음거리가 된 적이 있다”면서 “칸 영화제 진출을 계기로 자신의 영화가 타이 안에서 존중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보수적인 타이 사회에서 급진적인 영화를 만들며 겪은 이런저런 수모에 단련된 탓인지 기자회견에서 “당신은 자신의 성적정체성을 부끄러워하는 것같다”는 다소 모욕적인 질문에도 그는 그다지 흥분하지 않으면서 “<트로피컬 말라디>에서 주인공 남자 커플은 누구에게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데, 이것은 일종의 초현실적인 판타지다. 사실 타이 현실은 그렇지 않으니까. 우리 몸 속에서는 언제나 야수가 도사리고 있는데 이런 것들은 사회에 의해서 항상 억압되어 진다. 동성애도 그 중 하나”라고 침착하게 답변했다. 줄거리를 정리하는 것이 무의미해보이는 이 느리고 까다로운 영화의 주제를 “정체성과의 싸움”이라고 설명한 아피차퐁 감독은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뉘어 진행되는 영화에서 후반부를 완전히 판타지로 그린 이유 역시 “타이라는 나라의 보수적인 분위기로부터 내 자신을 놓아주기 위한 자유”라고 말해 젊은 감독이 느끼는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 대한 답답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칸/ 글 김은형 기자, 사진 손홍주 <씨네21>기자 ⓒ 한겨레(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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