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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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하라 2004-02-09 19:58:31
+4 750
어제저녁.  
그래..! 일단 아무것도 생각지말자...고 머리속으로 되뇌면서 민예총 계단을 올라갔습니다.
한계단 두계단 오르자 조용하던 위에서 사람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아래에서  올라오는 낯선사람을 바라보며 계단위에 서있던이의 눈길은
애매모호한 호기와 함께, 저사람이 긴가민가 하는 의심의눈초리를 슬쩍 비켜 감추는듯했습니다.

그래 맞다...여기가 내가 찾아온 커뮤니티 현장이다....!
마침 안내 글귀가 문앞에 뵈자, 태연하게 강연장으로 들어갔습니다.
역시나.....서로 데면데면한 분위기는 여전하고
이런 분위기도 참 오랜만이다 싶으면서, 이곳에 찾아온 내발길이 부질없는것이 되지말기를바라는 마음이 듭디다.
친구사이에서 만든 이 프로그램은 만들어질때부터 꽤 좋은기획이어서, 마음의 성원을 보냈던입장에서
나도 꼭 한번은  찾아가봐야겠다고 오래전부터 마음이야 있었지만.
막상 발길을 옮기기엔 쉽지가 않았었죠.

어쨋든 강사의 수고가 다끝나고, 뒷풀이행사에 끼어있는동안 서서히 커뮤니티사람들과
같이한 나를 되돌아보게 합니다...
이곳에 모인사람들 각자 성장환경과 현재의 처지가 다르고 사고방식엔 분명히 차이가 있을지라도
뼈속깊이 공유하는 한두가지의 특성을 인정한다면,
어떤 연령층에있든  혹은 개인적시각에서의 차이가 있더라도 그것들을  극복하고 같이 어울리지 못할일이 있을까 ....
하는 단순한것부터 출발이 됩디다.

이런자리에서, 다소 거리를 두고 이쪽을 대해온사람으로써
내가 나름대로  겪고느낀바를 솔직하게 드러내는 대화를 한다는것이
혹시 이 커뮤니티문화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거북스런 불편이 되진 않을까...하는 염려도 들었습니다만.
그런대로 평소 내가 궁금해했던 이쪽사람들의 생활과 인식에대한 이야길 나눌수있어서
다행이고,
그자리에서 이야기 나눈이들에게 말하진 않았지만, 고마움을 느낍니다.

어떤사회관념이나 패거리에게서도 침해 당하지않을 내 개인자유를, 삶에서 최우선시 하는사람으로선
그것이 부당하든 그렇지 않든간에,
일단 게토 같은분위기로 사회일반의 시각이 틀이잡혀 굳혀진 게이 커뮤니티에 참여한다는것 자체가  쉽지않은일 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친구사이에 모여 그들 나름의방식으로 우정과 신뢰를 쌓아가는 사람들의 모임에 함께하면서
결코 남의일이 될수 없는 나의입장에서는 다시 볼수밖에 없게 됩니다.

현시대를 살아가는모든사람들 각자에겐, 삶의형태에 있어서 어떤 특정한 모델이 강요되어 있는것이 아니고
시대에 따라 변화해 나가야 하는것을 당연한것으로 받아들이면서
그각기 처한 험난한곳에서,  길을 새롭게 만들어나가야 하는것 이라는 생각이 새삼듭디다.
그것은 누가 만들어주는것이 아닌,
공동체의식을 가진사람들 스스로의 고된발걸음 으로서
한걸음 한걸음...나아가면서 길을 만들어야 하는것처럼 말입니다..........

그런생각이야 평소에도 하는것인데..
어제처럼 구체적으로 다른성향과 스타일의 삶을 살고있는 친구사이 사람들과 함께 하면서는
다시한번 세밀하게 돌이켜 보는것이겠지요.
내겐 이커뮤니티를 지켜보면서,몇가지 분명히 공유할 기본조건을 가지고있으나
그 실현형식에서는 차이를 보인다는이유가,  과연 이세계와 거리를 둬야할 명분으로서 충분한가...하고
되물어 볼수밖에 없는 어제저녁이었습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테레비젼을 통해 지켜본 100인토론의 주제는
청소년에게 유해한것으로 동성애가 명문화 되어있던것을 빼느냐 마느냐는것 이었습니다.
혹시나 했더니만..토론을 마친뒤엔 역시나.........반대쪽의 의견이 더늘어났더군요.
그게 현재상황입니다.

우리처럼 그렇지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못지않게, 분명히 동성애는 일반인에게 유해한것이라고
철석같이 믿는사람들이 공존하는 사회에서
우리는 살아야합니다.
그안에서 어떻게 사는게 지혜롭게...또는 가치있게 인생을 살아내는방법인가는
각자가 선택할 사항이겠지만.
어제 저녁처럼 실없는 농담이 난무하는가운데에서도 소수자로서 살아야 하는사람들의 고충을
눈치로라마 서로 헤아려 나눌수 있고
하나 하나 개선의 길을 찾아나가는 로상에 놓인 우리를 감각하게 되는시간이, 내게도
자주 있어야 하는것이 아닐까.....하는생각도 듭디다.
그동안 내가 서있던자리가  이 커뮤니티에서 너무 먼거리에 놓여있음이
새삼 드러나는듯한 어제 저녁이었습니다

어제 수고하고 같이어울린사람 모두, 하루하루가 좋은 날들이 되길 바랍니다.



줄스이 2004-02-09 오후 21:14

감사합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되세요

라이카 2004-02-10 오전 03:01

어제 찾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나름대로 많은 이야기 속에 관점의 차이도 있었고, 지내 온 삶의 방식의 차이에서 오는 견해 차이도 있었지만 사하라님과의 대화 속에서 저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또 들러주세요.
사하라님의 말씀 귀담아 듣고, 동성애자로 살아가는 데 초석이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2004-02-10 오전 07:45

어떤 모임이었는지그리고 저처럼 남자가 아닌여자가 참여할수 있는 모임은 어떤건지알려주세요

황무지 2004-02-10 오전 07:52

매달 두 번씩 친구 사이 주최 교양 강좌 '차밍 스쿨' 을 종로에 있는 민예총에서 합니다.
남자, 여자, 일반, 이반.. 구분 없이 모두 오셔서 함께 강의 들을 수 있고요.
그런 뜻으로 무료로 공개 강좌를 하고 있습니다..
오셔서 수준 있는 강좌도 청강 하세요....
...... 홍보를 맞은 저, 황무지.. 의 게으름으로 제대로 알리지 못해서 죄송할 뿐임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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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연결 프로젝트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2014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