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말-20세기초 유럽인들은 미국인들이 너무 공개적으로 대놓고 돈, 물질에 대한 욕심을 얘기한다면서
다소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았다. 그러나 전세계가 두차례의 세계대전을 겪고나자 미국은 초강대국으로
부상했고, 물질에 대한 욕구를 거리낌없이 말하고 밝히는 것이 마치 부자가 될 수 있는 자질이 있는 것으로
어느덧 서서히 포장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경향은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은 우리네도 예외는 아니다.
정직한 농토와 바다 어장에서 나는 수입이 아닌, 사업적 수완과 재능의 여부에 의해 그 수입의 격차가
발생하는 업종들이 현대 문명의 주요한 부분이 되면서, 어느 덧 사람들은 그러한 서비스를 판매하는
자본과 대기업들의 심리전에 상당부분 넘어가고 있고, 저들 서비스의 판매자들은 끊임없이
사람들이 서로 서로를 비교하여 더 비싼 재화를 보란 듯이 사고, 부자를 동경하게끔 조장하며,
나아가 외적 아름다움에 대한 욕구에도 불을 지핌으로써 적당한 소비를 넘어 과소비를 하게끔 만든다.
영화, 드라마, TV 오락 프로,싸구려 철학을 담은 책 들이 이러한 전략에서 사람들을 끌어들인다.
결과적으로 자신에 대한 사색과 스스로의 삶에 대한 자긍심/사명감은 잃어버린 채,
많은 현대인들은 교묘하게 가면을 쓰고 활동하는 거대 상인 자본들이 쳐놓은 욕망의 미로속에서
인생을 헛되이 탕진하는 모습이 심심찮게 관찰된다.
요즘 들어 더욱 확신하게 된다. 집이 몇십억 짜리가 아니고 작아도, 내 몸에 약간의 병이 있더라도,
내 자신이 개인적 우월-비교 심리를 버리고, 남들이 자극하고 조장하는 욕구로부터 스스로를
해방시켜 자신이 믿는 사명이나 인생 말년의 모습을 향해 기쁜 마음으로 갈 수 있다면,
그것 만으로도 몇 십억의 집과 억대의 자동차, 정신이 번쩍들도록 멋진 애인의 자리는
그렇게 크지 않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근에는 물질에 관한 욕구 보다도 아름다움에 대한 욕망으로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그들을 낚시하는
반복 메세지 주입, 잠재적 메시지 전파가 어느때보다도 자주 이뤄지고 있다.
어느정도 자신을 관리하고 건강하게 살기위해서 해주는 것은 좋지만,
어차피 시간이 갈수록 감가상각이 되어가는 우리의 육체에 너무 과다한 무게를 두고
인생을 영위한다는 것은, 경영학적 입장에서 봤을때도 이윤을 극대할 수 없는 경영기법이다.
이반들이 인생에도 일반들과 마찬가지로 지향하는 가치의 다변화 및 심화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