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새 그이는 몸저 누워있다.
발작적인 기침에 고열
기침소리에 잠이 깨는 나에게 거실에서 자라고 하길래
어쩔 수 없이 오늘의 일과가 있으니
많이 미안했다,
오늘은 해야 할 일을 생각하기 보다
동네 청과물 상회에서 배와 생강을 사고 닭과 황기도 샀다.
눈치 채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배 두 개와 생각은 냄비에서 달여서 ( 요런 것을 배숙이라고 하나??)
닭은 살점만 발라서 양념에 재우고
죽을 끊였다
단골인 청과물 여 사장님과 정육점 사장님은 눈치를 벌써 까고 얼굴이 걱정하는 눈치다.
그리고 몸 보신에는 탁월한 선택이라고 애써서 위로를 해준다
대학병원에서 받은 그이의 약 봉지를 보니 폐렴에 준한 치료가 들어갔다
약기운에 취해서 기운이 없다고 하나 열이 내리고 기침이 조금 줄으니
표정이 한 결 나아져 보인다.
다행이다.
오전부터 일에 손에 잘 집히지 않아서
걱정을 하는 건지 짜증을 내는 건지 몰랐는데 확실히 걱정을 했던 것이 맞나보다
아무튼 평소에는 잘 못하는데 요런 때라도 잘해야 할 텐데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
아픔을 온전히 감내해야 하는 것은 그이의 몫이기 때문이다.
광수 형과 데이의 결혼식 기사가 여러 언론매체에서 보도되고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
혹시나 악성 댓글 보면서 눈물 흘리는 회원들이 있을까봐 살짝 걱정이 된다
누군가는 세상이 변했다고 변했을 거라고 말한다
그러나 우리가 확인하는 현실은 답답함이다.
먼 미래에도 동성애를 혐오하는 사람들은 존재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행동할 수 있는 것 또한 여기까지이다.
오히려 변할 수 있는 것은 우리 자신과 우리를 긍정하는 더 많은 사람들이다
분명 긍정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고
이들이 당장 목소리를 내지 않더라도 우리를 지지하고 있다는 것은
여러 곳에서 감지 되고 있다.
그러니 상처 받지도 서러워하지도 말기를
삶은 지속될 것이고 우리는 더 큰 연대로 강력한 적과 싸울 것이다
마님이 매운 쭈꾸미가 먹고 싶단다
폐렴이 아니라 임신인가 보다
ㅋㅋㅋㅋ
다들 외부에 길들여지지 말고 자신의 규칙은 자신이 정하는 삶을 살아가기를
바라는 밤이다.
갑지가 마님을 위해서 끊인 음식을 나 혼자 먹는 상상을 해 본다 ㅋㅋㅋ
환절기에 감기로 고생하시더니
열까지 나시고 폐렴 수준까지 가셔서
그만 앓아 누워버리셨군요 ㅠㅁㅠ
재경이 보살핌으로 얼른 털고 일어나시길...
공연 준비 중에 결혼식 무대에도 서게 돼서
지보이스 친구들이 고생 많았는데,
이상한 사람들한테 봉변 당해서
마음 다치지 않았길 빌 뿐이예요... ㅜ_ㅜ
그래도 두 분이나 스탭용 티셔츠를 탐내시고
적잖은 이성 커플이 축의금도 내고
어떤 아주머니께선 '좋은 일 한다'고 격려해주시고 ^_^
언론 보도도 기독교 빼고는 호의적인 걸 보면,
걱정했던 것보다 반응이 많이 좋고
또 세상이 조금씩 하지만 분명히 변하는 것같아요.
흔들리지 않고 단단해지려고 노력하면서
한편으로는 인간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는 게
쉽지만은 않지만 참 중요한 것같아요.
생각해보면 저 자신도 잘못됐다는 걸 알면서도
묵은 생각이랑 버릇을 바꾸기가 어려우니까요.
밤엔 서늘하지만 쾌청하고 풍요로운 이 계절에
다들 따뜻한 마음, 좋은 기분으로 지내시길...
우리 모두 힘내고, 꼭 행복해야 돼요~ 화이팅!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