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동안 눈팅만 하던 사람으로서 간만에 인사드리는 것도 살짝 민망하지만, 글을 쓰려고 합니다.ㅋ
사실 어제 글을 썼는데, 쓰는 시간이 오래되어 그랬는지 자동 로그아웃이 되었고, 한바가지 썼던 글들은 한순간에 증발해버렸습니다. 일 때문에 밖에 나가야했고, 또 글 씀에의 의욕도 확 꺾여버려서 다음 기회로 미루었다지요. 그리고 다시 만 하루가 지났습니다.
어제 쓰던 글은 대충 이랬습니다. 요 밑에 프레시안에 소개된 gay culture holic 소개 기사 링크에 들어갔다가 댓글 중에 이런 걸 봤어요. 지금은 찾아보기 힘들고, 제가 기억도 못해서 정확하진 않지만, ‘주변 사람이 동성애자인 걸 알게 된 다음에 그 사람이 나를 만질 때 멈칫하지 않을 사람 손’ 요런 느낌이었던 거 같아요. 전 동성애자인 저를 인정하고 나를 밝혀온 날이 살아온 날보다 몹시 적기는 합니다. 또 (아직도 조금 있기는 하지만) 막연한 다수의 사람들이 동성애자인 나를 불편해할 것이다라는 전제도 있습니다. 저 댓글을 보고 작년의 제가 떠올랐습니다. 저의 커밍아웃은 가족에서 가까운 사람들 또 아직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로 영토확장 중입니다. 작년 처음 떨리는 마음으로 친구들에게 말하고 이런 얘기를 들었습니다. 한 친구는 그동안 혼자서 맘고생이 심했겠다며 도리어 안타까워해주었습니다. 그 친구를 작년 연말 즈음 다시 보았는데, 먼저 끌어안아주면서 안부를 물어주었습니다. 정말 너,무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위의 댓글처럼 생각했던, 내가 만든 감옥에서 저는 나올 수가 있었습니다.
나를, 우리를 경멸하는 사람도 많이 있는 거 같습니다. 또 관심없는 사람들도 더러 있고요. 그리고 우리 이야기를 들어주고, 나누고, 안아줄 수 있는 사람도 꽤나 있다고 (반복스런 말이지만) 생각합니다. 이런 지리한 이야기를 왜 하는가 하냐면
혼자 고민하고, 생각해서, 결론같은 걸 내리며, 그렇게 혼자만의 감옥을 단디 굳게 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말해서 지금의 저 역시 떨리는 마음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제는 숨어서, 피해서 혼자 속앓이하지는 않습니다.
감옥에서 살아온 거 같습니다. 사회분위기도 있지만, 일단 설계 및 시공은 제가 직접 맡은 감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감옥에서 나와서 꽤나 넓은 울타리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감옥의 뚜껑을 없앴다는 것도 말이 비슷한 거 같습니다.ㅋㅋㅋ
겨울은 진작에 지났고, 산수유 꽃도 피었다가 한순간에 바람이 따듯해졌습니다. 곧 더워지겠지요.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