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속해 있는 어떤 사회에서 소수자로 살아간다는 건, 사회 속의 개인의 특성을 생각한다면 무척 힘든 일임이 분명하다. 그것도 본인 의지와는 상관없이 원래 살던 곳을 탈출해 사랑하는 사람들과 생이별을 하고 듣도 보도 못한 나라에서 지내게 된 꼴이라니. 진짜 오마이갓 그 자체.
'난민'이라 불리는 이들이 바로 그렇다. (얼마나 어려우면 그 많은 어려운 사람들 중 難民이라는 단어 의미가 그렇게 됐을까.) 쫓기듯이 왔으니 당연히 먹고살 돈을 벌 일자리도, 그 나라에 대한 이해도, 새로운 삶을 살려는 마음가짐도 준비하지 못했을 터.
그런데 더 가관인게 우리나라는 그들을 지원해줄 정책도 부실하고, 난민으로 인정해주는 기준도 모호하다는 것이다. 올해 7월부터 '난민법'이 시행되기 전까지는 난민신청 후 5년간 생계지원은 커녕 합법적으로 일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그렇다면 결국 불법으로 취업할 수밖에 없는데, 그러니 졸지에 미등록근로자로 몰리는 처지에 이르고 만다는게 어이가 없다.
출입국관리사무소의 늑장 행태는 또 어떠한가. 또 다른 난민인 버마에서 온 '마웅저'씨도 8년만에 난민 인정을 받았고, 콩고에서 온 주인공 욤비씨도 6년만에 받았다. 무슨 시간이 그렇게 오래 걸린단 말인가. 한 사람의 신분을 인정해주는 게 그렇게도 지난한 작업을 거쳐야 한단 말인가. 그래봤자 행정절차일텐데. 이해할 수 없다.
인정 기준은 제멋대로여서 2009년 졸속판정으로 급격히 줄어든 난민 수가 이후 다시 올라가는 것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통역도 당연히 필요한데 전문 통역은 협조가 어렵다니. 우리나라 국민으로서 솔직히 부끄럽다. 유엔난민기구(UNHCR) 회원국이라는 이름은 그저 허울 뿐인가.
욤비씨의 고백은 그래서 더 적나라하게 빛을 발한다. 소수인 난민 신분, 게다가 아프리카 사람이어서 특히 소외감을 느꼈을텐데, 그래도 희망을 잃지 않고 서서히 적응해나가는 모습이 반갑기 그지없다. 다만 외국인근로자가 일하는 모습과 일부 겹치는 내용은 아쉽다. 보통처럼 공장에서 몸 쓰는 일 말고, 다른 일을 하면서도 충분히 살 수 있어야 할텐데.
결국에는 답은 평화다. 평화 가운데 난민이 발생하지 않는게 제일 좋고, 발생하더래도 인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장치가 먼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앞장서서 서로 '글로벌'을 외치는 이 시대에, 난민을 위한 따뜻한 시선이 더 간절하다.
+ 구로에 위치한 '난민인권센터', 집과도 가까우니 꼭 한번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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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와 다른 사람, 약자를 잘 보듬어안지 못하는 이 사회...
그럴수록 더 열심히 노력하고 우리 모두 서로 힘이 돼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