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 최나영 기자]
“게이란 사실 폭로하겠다는 아웃팅(협박) 많았다.”
2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 에서는 8년 전 커밍아웃을 선언해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방송인 홍석천이 출연해 커밍아웃과 아웃팅(outing), 그리고 우리 사회의 동성애 혐오증(호모포비아)에 관련한 솔직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홍석천은 "커밍아웃을 안하고 비밀리에 산다는 것은 내가 정말 불행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갖게 했다"며 커밍아웃 하기 전 힘들었던 나날을 털어놨다.
이어 커밍아웃 하기 전 "죽여버릴거야, 기자들한테 전화해서 까발릴거야" 등 '아웃팅'(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타인에 의해 본인이 동성애자란 사실이 밝혀지는 것)에 관한 협박도 많이 받아왔음을 고백했다.
일부 사람들에게 "호모xx" 등 치욕스런 말을 들으며 살아야했던 홍석천은 "커밍아웃이라는 것은 내 목숨과도 바꿀 만큼 굉장히 소중한 것이다. 정말 내가 살아야하겠다는 몸부림이다. 소리없는 외침이다"며 커밍아웃이 자신에게 갖는 의미를 설명했다.
하지만 홍석천은 커밍아웃 한 이후 세상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으로 더욱 힘들었던 자신의 삶을 회고하며 "동성애자들을 있는 그대로 봐달라"고 세상 사람들에게 호소했다. 성적 소수자에 대한 우리 사회의 색안경을 느낄 수 있게 하는 대목이었다.
이날 방송에서는 홍석천뿐만 아니라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이 알려진 후 친했던 동네 사람에게 염산 테러를 당하기도 한 남성의 이야기도 등장해 사회의 동성애 혐오증 실상을 고발했다.
최근 성소수자사 회의식조사기획단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설문에 응한 성소수자 중 약 25%가 아웃팅된 경험이 있었다. 특히 그 중 58%는 폭력, 퇴사, 의절, 성폭력 등 피해를 당하는 동성애 증오 범죄에 속수무책으로 노출돼 있었다.
동성애혐오증 때문에 성소수자들은 '살아남기 위해' 본인의 성향을 숨길 수밖에 없다. 이러한 사회 인식은 심지어 법과 제도에도 반영돼 이들의 목을 더욱 조이고 있다. 최근 '성적 지향' 항목이 제외된 것으로 알려진 입법 예고된 차별금지법 등이 그것이다.
성적소수자라는 이유로 보이지 않는 살인을 당하고 있는 우리 이웃들의 실상이 많은 생각을 하게끔 만드는 방송이었다.
최나영 nyny80@news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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