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비정규직 사태, 시민단체 불매운동 선언






이랜드 비정규직 사태해결을 위해 시민사회단체가 공동대책위를 출범시키면서 이랜드 상품 불매운동을 선언했다. 130개 시민사회단체가 점거농성 지원과 함께 이랜드 상품 불매운동에 나설 계획이어서 2주째를 맞은 이랜드 비정규직 점거농성 사태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이랜드 비정규직 공동대책위 출범

한국사회진보연대. 문화연대. 민주언론시민연합. 민가협. 한국청년단체협의회. 전국여성연대 등 130개 시민단체는 13일 홈에버 상암월드컵점에서 ‘뉴코아-이랜드 유통서비스 비정규노동자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 출범식을 열었다. 한국진보연대 한상렬 공동준비위원장. 한국 비정규노동센터 김상곤 교수 등 15명의 시민사회단체 인사들이 참가해 이랜드 비정규직 사태의 평화로운 해결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밝혔다.

공대위는 다음주 안에 이랜드 박성수 회장이 비정규직 사태에 대한 원만한 해결책을 내놓지 않을 경우 이랜드 상품 불매운동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시민들에게 가두 서명을 받는 동시에 이랜드 사태의 본질을 알리는 공청회도 열 계획이다.

공대위 이상윤 상황실장은 “과거 모 기업의 페놀방출 사건 때도 국민들이 불매운동을 벌여 기업의 부도덕성을 벌줬다. 이번 역시 마찬가지다. 이랜드가 잘못을 인정하고 문제에 대해 성실하게 교섭에 나서지 않을 경우 범국민적으로 이랜드 상품 불매운동을 시작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사. 입장차 좁히지 못한채 평행선

이랜드 노사는 지난 10일 교섭이 결렬된 뒤 아직 교섭 일정을 잡지 못한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13일 현재 홈에버 월드컵점 비정규직의 경우에는 14일째. 뉴코아 강남점 비정규직 노동자는 6일째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이랜드는 노조 측에 비정규직을 직무급으로 전환할 것을 제안한 상태다. 그러나 사측이 제안한 직무급제는 기존 단협보다 더 비정규직을 차별·착취하는 제도라는 게 노조 측의 주장이다.

이런 가운데 이랜드는 지난 6일 이랜드노조에 1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낸데 이어 이날 민주노총을 상대로 1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홈에버를 운영하는 유통회사 이랜드리테일은 ‘민주노총이 이랜드 노조의 불법 행위를 교사하고 가담한다’며 민주노총과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 등을 상대로 10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장을 서울 중앙지법에 제출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이랜드 노조 측은 “아직도 이랜드가 비정규직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노사가 대화로 해결해야 하는 마당에 노동자의 대표를 고소해 손해배상청구하고 경찰까지 위협적으로 배치한다는 건 대화하려는 자세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랜드 비정규직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이 보이면서 비정규직 보호법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민주노총은 이랜드 사태와 관련해 정부가 비정규직 보호법의 문제는 외면한 채 점거 농성만을 문제 삼으면서 공권력 투입을 지속적으로 시사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김영숙기자 eggro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