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로 사무실을 옮기는가 보다. 이사를 갈 때는 새로운 곳에 대한 기대만큼이나 정든 곳에 대한 크낙한 추억 또한 한아름 짐가방 속에 넣어야 하는 법인가 보다.
꾸질꾸질한, 대략 7평의 사무실. 누누모텔과 스카이 모텔 사이에 끼인 채, 그러니까 종로의 심장부 한가운데에서 한 시대를 보낸 신아산 낙원동 사무실, 아마도 화곡동, 연희동, 뚝섬, 그리고 낙원동, 이렇게 네 번째 시대가 이렇게 막을 내리는가 보다.
청소년인권학교를 처음 그곳에서 열었고, 퀴어문화축제가 그곳에서 싹을 틔우고 꽃을 피웠으며, 차밍스쿨이 그 시작의 종을 울렸고, 크고 작은 사업들이, 수많은 자객과 과객들이 명멸하며 스쳐 지나간, 딱 세월만큼 웃음과 분노가 퇴적된 신아산 사무실.
그곳을 스쳐지나간 모든 사람들의 기억에 친구사이는 언제나 신아산 사무실의 이미지로 각인될 게다. 신아산 사무실 입소식 날에 찰칵, 찰칵 찍었던 사진 속 웃음들이 아득하다.
이제 더 크고 하얀 묘동의 사무실이.
The Divine Comedy | Generation Sex
사무실들이 땐 예쁜 재떨이를 하나 선물해야 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