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정신이 투철한 편집증 군, 특종을 잡았습니다. 요즘 친구사이가 양대 파벌로 분열되었다고 합니다. 그것은 바로 '아현동파'와 '수유리파'.
친구사이의 분열은 매우 심각한 이유로 해서 이루어졌습니다. 그것은 다름아닌 생일 때문이었습니다. 북아현동부녀회 회원인 개말라 회원과 수유리화장실연대 회원인 몽정녀 회원의 생일이 올해 같은 날에 겹쳤습니다. 서로 생일은 다르지만, 개말라 회원은 양력을 쓰고 몽정녀 회원은 음력을 쓰는 바람에 이런 사단이 난 것이지요.
그리하여 수요일 친구사이 확대운영위원회에서는 가족구성권 사업이라든지, 사무실 이전과 관련한 논의보다도 이 날 생일파티를 어디서 어떻게 하느냐에 대해서 격론이 벌어졌습니다. 개말라 회원은 "이 날은 양력으로 내가 선점한 것이고 매년 우리집에서 성대하게 치뤘다"고 주장하고 몽정녀 회원은 "친구사이에서 내 생일을 안 치른 해가 없었다"며 "종로, 혹은 수유리에서 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입니다.
결국 절충안이나 결론을 내지 못하고 회의는 결렬되었으며, 결국은 친구사이는 그 날 분열하기로 하였습니다. 아-아- 아현동파와 수유리파로의 분열. 아직 선택하시지 못한 친구사이 회원 분들은 어디로 가실 예정입니까? '아현장'으로? '수유DVD방'으로? 실존적 고민이 필요한 때입니다.
참고로 저는 중립적인 위치가 강조되고 새벽 다섯 시에 일어냐야 하는 언론인의 숙명을 지닌 친구사이 내 최대 언론사의 편집장으로서, 그 날 그냥 집에서 수면을 보충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추신 : 개말라는 너무 말라서 물이 없습미다. 의당 흐르지도 않지요.
호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