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랜만에 시사회를 봤다. 마지막으로 극장에서 영화 봤던 게 언제였는지 기억도 희미하다. 브로크백 마운틴 시사회 때가 마지막이었나부다.
각종 보도자료와 예고편을 접하고 내가 청춘만화에 기대했던 건 걍 유쾌상쾌통쾌 엽기발랄 연애담이었다. 이런 눈에 보이는 인스턴트스런 기획영화에 기대할 수 있는 건 딱 그런 수준 아니겠는가. 동갑내기 과외하기 수준의 적당히 웃겨주고 적당히 이쁘고 귀여운 짓들이 보고 싶었더랬다.
버뜨! 영화 도입부의 어줍잖게 성룡의 출생을 신화화스럽게 표현한 장면부터 낌새가 이상해따. 영 엉성하고 불안불안했다.
두 주인공들이 어설프게 나레이션 난무하면서 설명할 때만해도 그럭저럭 괜찮았다. 그런데 문제는 도무지 영화에 발랄함이 없다. 짧게 끊어치는 법을 모르고 질질 끌었다. 무릇 이런 영화는 캐릭터가 전부다. 보고 남는 건 캐릭터밖에 없다. 엽기적인 그녀는 영화적 짜임새가 엉성해도 기분좋게 볼 수 있었던 것은 다 캐릭터들의 힘이었더랬다. 당 영화 예고편과 달리 전혀네버절대 재기발랄하지 않다. 얼키고 설키고 티격태격하는 두 사람을 보고 싶었는데 극중 권상우가 갑작스레 교통사고를 당하고 다리 하나를 절단하고 방황하는 어이 없는 전개를 해버린다. 김하늘의 아버지가 치매환자일 필요도 없어보이고 권상우의 아버지가 날 백수일 필요도 없어보인다. 짜증을 불러일으킨다. 후반부로 갈수록 피상적이고 상투적인 성격들과 상황들의 연속. 영화는 청춘들의 사랑과 꿈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었는지 모르겠는데 감정의 동요가 일어나기도 전에 사건들을 진행시켜버리니 당황스럽다. 감독이 의도치 않은 비웃음과 큭 하는 실소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갑자기 여친소를 보던 때가 떠오른다. 로망스 이후 씩씩하고 건강하면서 우악스럽지 않은 김하늘 캐릭터조차 살리지 못했다면 이미 할말 다한 거라고 본다.
기대가 배신당하면 그 배신당한만큼 실망스럽고 화가 난다. 감독은 장면전환에 대한 개념도 없어보이고 인서트컷도 없이 무리한 장면전환을 시도해 시도때도 없이 점프컷이 난무한다. 80년대스런 감성과 촌스런 연출과 어설픈 흉내. 호흡이 엉망이고 선택과 집중을 모른다. 시나리오를 쓰고 감독까지 겸한 이한은 영화에 대한 이해도 없고 재능도 없다. 안 만드니만 못한 영화 마이 무거따. 고마해라. 글고.. 기획영화 만들려면 똑바로 좀 만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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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받아서 오늘 일어나자마자 지인과 영화 조조 약속 잡아버렸다. 일요일 아침 댓바람부터 피카디리에서 음란서생을 봤는데 느므느므 져아따. 감동 또 감동. 특히나 김민정 쵝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