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연구소에서 벌어진 ‘동성 성추행’ 논란
고위 간부, "심지어 여관 가자" 제의도 ...당사자는 부인
2006-03-15 17:04:45
“대덕연구단지내 한 연구소에서 일어난 동성 추행사건을 고발합니다”
최근 <디트뉴스>에 한 통의 제보전화가 걸려왔다. 대덕연구단지에 있는 한 연구소의 고위 간부가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공익요원이나 신입사원, 아르바이트생을 상대로 동성간의 성추행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인사위원회가 열리고 있으며, 결과는 아직 모른다고 했다. 그리고 또 한 사람의 전화번호를 남겼다. 그 분도 당했을 것이라는 내용과 함께.
디트뉴스가 제보를 바탕으로 확인을 한 결과 이 연구소에서는 현재 연구소 차원에서 진상조사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추행 당했다는 측과 가해자로 지목되는 양쪽의 의견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연구소 간부, "취직시켜주겠다" 유혹
직위를 이용한 동성성추행 사건은 지난 겨울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연구소에서 방학동안 아르바이트를 한 대학생이 연구소에서 마련한 회식 장소에 참석했다. 회식 자리에서 간부는 이 대학생에게 접근, 바지 속으로 손을 넣으며 추근거렸다. 아르바이트 대학생은 이를 피하기 위해 화장실로 갔으나, 연구소 간부는 화장실까지 뒤따라 와서 뒤에서 껴안고 ‘여관 가자’고 제의했다. 또 ‘취직시켜주겠다’는 말도 했다.
대학생은 이런 내용을 자신의 외숙모에게 털어놓게 되고, 같은 연구소에 다니는 외숙모는 이 연구소 게시판에 익명으로 올렸다. 그러나 익명이라는 이유로 내용은 지워졌다. 외숙모는 결국 이 내용을 연구소측에 공개했고, 조사위가 구성되게 된 것이다.
연구소내 성추행은 꽤 오래됐던 것으로 보인다. 10여 년 전에 이 연구소에 근무했던 퇴직연구원도 “입사 초기에 A부장으로부터 당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나이 들어서 창피하지만, 증언을 해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퇴직 연구원,"10여년전 나도 당했다"
퇴직 연구원이 털어놓는 경험은 더욱 노골적이다. 신입사원 시절 여름에 A씨와 서울로 출장을 갔다. 대전역에서 서울행 표를 끊고 출발시간이 1시간여 남았을 때 A 씨는 “시원한데 가서 몸을 식히고 가자”며 여관으로 데려갔다. 퇴직 연구원은 여관에서 땀을 식히기 위해 사워를 하고 있는데 A씨가 따라 들어와 놀라 나왔으며, 방에서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데도 옆에 와서 더듬었다. 퇴직 연구원은 신입사원으로 강하게 반발하지는 못하고 “장난이 심하시다”며 불쾌감을 표시하고 자리를 피했다.
또 한번은 술집에서 있었던 일을 털어놨다. 중구 가장동 한 호프집에서 어느 정도 취기가 있는 상태에서 맥주를 마시고 있는 가운데 옆에 앉아 있던 A씨의 손이 바지 속으로 들어와 혼비백산 한 채 뛰쳐나왔다.
이 퇴직연구원은 “자기 말을 안들으면 한직으로 보낸다든지, 괴롭혔다”면서 “지금 생각해도 끔찍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 홍보팀장은 “현재 연구소 차원의 조사위원회에서 조사를 시작했다”면서 “양쪽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또 “간부 직원은 추행 사실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 삶의 가장 어려운 시기에 큰 힘이 돼 주셔서 정말 고마웠습니다. 곧 뵙겠습니다. 고위 간부드림"
이 바닥 입소문 조사에 따르면 이 메시지는 이동통신계의 VIP, 공포의S라인이 대행, 일괄 발송한 것으로 보여진다.
"마님과 분담해 밤새 문자 발송하느라 집에도 못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