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무실은 버뮤다 삼각지대에 버금갈 만한 미스테리를 지니고 있는 공간임에 분명합니다. 어제 출근할 때, 분명히 저는 오백오십 원짜리 음료수를 사서 오십 원짜리 동전을 거스름돈을 받은 후 사무실에 들어왔었습니다. 세 시간 가량 후 밖에 나가 또다시 오백오심 원짜리 음료수를 사먹고 오십 원짜리 동전을 내려고 했는데 왠걸, 그 동전이 없어졌습니다. 바지에 구멍이 난 것도 아니고, 다른 동전이 사라진 것도 아닌데 말이지요. 어쨌건, 부주의로 잃어버렸겠거니 했습니다.
오늘 아침 출근할 때에는 큰 맘 먹고 구백오십 원짜리 큰 병 음료수를 사서 들어왔는데, 마찬가지로 오십 원짜리 동전을 거스름돈을 받아 사무실로 들어왔었더랬죠. 그런데 왠걸, 한 시간 후 바지를 뒤지다가 이상한 기분이 들어 확인해 보니 역시 그 오십 원 동전이 사라져 있었습니다. 오후에 또 업무상 물품을 구입하다가 오십 원을 거스름으로 받았는데, 왠걸, 이것 역시 사라졌습니다. 사무실은 오십 원 동전을 먹는 곳임에 분명합니다. 친구사이 사무실에 오실 때에는 오십 원짜리 동전은 되도록 갖고 오지 마세요. 이거 봐라, 안 없어지지 않느냐고 주장하기 위해 오십 원 동전을 갖고 오셨다가 사라져도 책임지지 않습니다.
2.
옆 사무실에서는 매일 다툼이 일어납니다. 여성분들은 무슨 일 때문인가 자꾸 싸우고, 남성분들은 화투 때문에 자꾸 싸웁니다. 그랬다가 금방 화해하고 깔깔댑니다. 요새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옆 사무실은 분명 수상한 곳임에 분명합니다. 합판으로 된 벽 너머에 상주하고 있는 인구는 약 10명. 혼자서 무얼 하려고 하다 보면 소리가 자꾸 신경쓰입니다. 친구사이 10개년 사업으로 사무실 옮기기 뿌로젝트를 기획해야 합니다. 버뮤다 삼각지대에 버금가는 미스티리어스한 사무실은 무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