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는 사회문제로 다뤄야
[조선일보 2005-11-21 03:47]
[조선일보]
동성애(同性愛)를 정상적인 사랑이라고 주장하는 견해와 비정상적인 사랑이라고 주장하는 견해는 팽팽히 맞설 수밖에 없다. 동성애는 어느덧 우리의 문화적, 일상적인 영역에서 찾아볼 수 있는 현상이 되었다. 동성애를 비판적으로 보는 전통적인 견해는 근대적 관점에 서 있다. 근대의 절대주의적 사고는 이성애(異性愛)를 정상적인 사랑으로 보는데, 일반적으로 남녀 또는 암수의 구별은 자연의 법칙과도 같은 것이어서 음양의 이치를 무시하는 동성애는 유교나 기독교와 같은 전통적인 종교적 관점에서는 죄악시되었다.
반면 동성애도 이성애와 같은 또 하나의 정상적인 사랑이라고 보는 견해는 탈근대적(post modern)인 견해에 기초를 두고 있다. 다수의 사랑 방법이 이성애라고 해서 소수의 사랑 방법인 동성애를 비정상이라고 보는 견해는 다수의 횡포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마치 백인들이 많이 다니는 학교에서 소수의 유색인종을 비정상인이나 열등한 인종으로 바라보는 인종주의와도 같은 일종의 폭력이라는 것이다. 이렇듯 둘 간의 입장 차이는 분명하고 사회적인 갈등도 이미 선진국에서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에서는 대통령의 선거공약으로 올라갈 정도다. 일반적으로 ‘사회문제’란 사회 구성원의 다수가 문제라고 인식해야 하며, 인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우리 나라에서는 아직까지 다수의 사람들이 동성애를 사회적인 문제로까지 인식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해서인지 교과서에는 실려 있지 않다.
그러나 이미 청소년 상대의 영화에서도 동성애가 소재로 등장했고, 연예인들의 사례에서도 동성애는 이미 사회적인 이슈로 등장하고 있기에 학생들도 이를 사회의 주요 문제 중 하나로 인식하고 논쟁의 배경이 되는 논점들을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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