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178cm에 몸무게 모름. 아무튼 친구사이 회원 영로가 사라졌다고 합니다. 영로 군은 2003년 친구사이 야유회에 갑자기 나타났었죠. 다른 사람들이 야유회 정취에 들떠 수다를 떨고 있는데도 문학소녀처럼 곱게 앉아 책 읽는 거짓 풍경을 자연스레 연출, 친구사이 회원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가 아니나다를까 조금 친해지는가 싶게 곧장 본색을 드러내 사람들을 경악케 한 영로. 당시 인기 드라마 대장금의 '영로'와 하는 행동이 똑같아서 붙여진 닉인 영로. 이후에는 '58년 개띠'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놀라운 기갈의 진화 속도를 보여준 그였더랬지요. 기갈 만큼이나 친구사이 적응 속도도 빨랐고, 인권운동에 대한 관심도 많이 보여준 영로였습니다.
영로를 찾습니다. 갑자기 사라졌습니다. 듣자 하니, 어디론가로 시집갔다는 소문이 들리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외계인들에게 납치되었다가 그의 내공 7갑자 기갈신공으로 외계인들을 다 처치한 다음, 저기 울랄라깔랄라 행성에 사는 사람들에게 '챠밍 기갈 부흥회'를 열어 지구 게이의 기갈의 영광을 떨치고 있단 소문도 얼핏 들리더이다. 영로를 찾습니다. 보신 분 있다면, 재깍 연락 부탁 드립니다.
P.S
게이든 아니든 나이가 차면 군대에 끌려갈 수밖에 없는 징병제 사회의 영향 때문에 친구사이도 동생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습니다. 물론 건강하게 다시 돌아와 아무도 못 말리는 기갈과 웃음으로 언니들과 함께 살 거라는 믿음은 굳건하지만, 막상 하나 둘 떠나보내는 마음은 저으기 착찹하기도 하지요. 휘파람이 떠나고, 우리 진은 말도 없이 가고, 곧 영로도 군대에 간다네요. 속이 상합니다. 참, 어리석은 징병제...
4월 친구사이 정기모임에서 그의 군대 가기 전 마지막 모습을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친구사이 실종 회원들 찾기 프로그램이 가동되었습니다. 이후 핑크로봇, 시원이, 동남아로 사라진 만리녀 등 프로그램이 연속 진행됩니다.
질투쟁이 밀리언 씨는 이 프로그램이 혹시 '연애'만 하면 사라졌다가 '연애가 끝나면' 다시 복귀하는 일단의 철새 회원들을 겨냥한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지만, 기실 이 프로그램은 혹시 친구사이 내부 결속력에 쉬이 결합하지 못해 외떨어진 친구는 없나 살펴보는, 알콩달콩 시큰새큰한 섹시 경찰의 선물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