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말할 필요도 없는 그런 참담한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어떤 분들은 부드럽게 해결해야 한다고도 하지만,
전 오히려 반대입니다.
제가 아무것도 하는 일이 없으면서 이런 말을 하는 건 참 죄송하지만
친구사이에서, 혹은 다른 인권단체에서라도 이번 일에 대해
성명서라도 내야 하지 않을까요.
도리어 전 너무나도 소극적이고 온화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봅니다만,,,
그러고 보니 퍼레이드 준비에도 한참 바쁘실 텐데
요구만 하는 거 같아 그렇습니다만,, 제 욕심(?)은 그렇습니다.
그건 그렇고 전 민노당 선거를 보면서 드는 가장 화나는 부분은 이겁니다.
만일 이용대씨나 그런 분들이 성소수자가 아닌
장애인이나 여성에 대해서 그런 식으로 존재부정을 했다고 가정해보자구요,
그럼 낙선운동이니 뭐니 할 필요도 없이 그런 말을 했다는 자체로
이미 당원들 사이에서 "아주 자격없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팽배했겠죠.
당원 아닌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할 겁니다.
근데 왜 성소수자 문제에 있어서는 그리도 너그러울까요???
낙선운동하는 붉은이반에 대해서 방식이 네거티브하느니 어쩌구,,다수자선차성문제 어쩌구,,,이런 저런 미사여구를 붙여서 하는 변명들, 혹은 정당화가 더 지겹습니다.
그런 뻘소리에 대해 "오히려 솔직하다"느니, "어차피 다 그렇지 않느냐"는 합리화는 황당합니다.
쓸데없는 얘기를 주저리주저리 늘어놓았는데
요는.."더 강경하게 나가야 한다!(하긴 언제 아직까지 이 문제에 대해서 강경하게 나간 적이 있습니까..)" 는 것이 제 바램입니다.
후니 님의 분노와 지적은 당연한 것일 겁니다. 그만큼 민주노동당에 대한 관심과 지지도 컸겠고요.
다만, 이용대-김진선 낙선 운동 사태와 유괴 님 증오 범죄 사건은 민주노동당 내 문제입니다. 내부 당직자 선거에서 불궈진 문제이고, 지금 붉은이반-붉은일반이 필사적으로 이 문제에 달라붙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붉은 이반이라는 당내 성적 소수자 단체가 없으면 모를까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열심히 투쟁 중입니다.
저 역시 총선 당시 지지를 공개화한 입장에서 후니 님 못지 않은 분노와 실망이 앞서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허나 민주노동당 내부의 역학관계까지를 고려하고, 붉은 이반의 입지 역시 존중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행히 양천을 지구당 민동원 위원장 명의로 신고가 접수되었고, 현재 당내에서도 중앙당 차원의 진상 조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 이번 사태의 시초 발단인 이용대 씨의 정책위의장 결선 투표가 남아 있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성명서는 소수자들이 낼 수 있는 정치적 목소리임에는 분명하지만, 성명서만 내고 물리적 실천으로까지 확장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반면, 이번 민주노동당 사태는 더욱 강경하고 실제적인 실천을 감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유귀 님 사태에 대한 중앙당 차원에서의 해결 의지 천명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또 범인이 누구인지, 또 과연 이용대 후보가 이렇게 성적 소수자 문제를 안고 있음에도 민주노동당 정책위 의장이 되는지를 신중하게 주시한 다음 향후 대책을 논의해도 늦지 않는다고 봅니다.
또 게시판 논의로 설명하기 곤란한 '단체간 입장의 존중 문제'도 신중하게 판단해야 할 것입니다. 게다가 이번 민주노동당 사태는 우리의 분노 못지 않게, 민주노동당의 성적 소수자 문제에 대한 입장과 관심을 획기적으로 전환시키는 터닝 포인트가 되었다는 점에서 대체적으로 놀라운 반전이기도 합니다. 붉은 이반의 노고가 컸겠고요.
후니 님의 분노는 정당할 것입니다. 다만, 모든 입장들을 고려하여 이후의 결과들을 따져 더욱 강경하게 비판해야 한다는 것이 제 사견입니다. 공교롭게도 퀴어문화축제의 거리 퍼레이드가 끝나는 시점이 이번 사태에 대한 판단을 내릴 시점이 아닐까 봅니다.
암튼, 뉘신지는 모르겠지만 이런저런 자극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프라인에도 나오셔서 함께 이런저런 일들을 논의하고 도모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퍼레이드 참가단에도 참여하시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