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을 걷고 있다.
무더운 기운과 식당의 음식 내음 사무실 에어콘 바람들이 뒤 섞이어
바람은 그닥 유쾌하지 못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하고 주방에서 그들이 하는 일을
열심히 바라본다.
쿠폰이 하나 남았는데 어떻게 하실래요 하기래
다음에 한다며 무료로 먹을 기회를 잠시 미루어 놓았다.
가끔은 사람들의 일은 잘 모르겠다.
타인에 대해서도, 내 자신에 대해서도
가장 견딜 수 없는 건 내가 어디에 서 있는건지 도무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사람들의 일을 쫒다보면
솔직히 그 과정은 타인들을 쫒아가기 보다 타인들을 위해서 내가 헌신하고 있다기 보다
내 자신을 쫒아가는 과정일거다
혹시라도 내가 그들에 대해서 이러쿵 저러쿵 실망했다면
좀 더 정확히 말해서 타인들에 대한 실망이 아니라 나에 대한 실망일 것이다.
그렇다
정확히 말해서 나는 나에 대해서 실망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말을 마님은 아주 쉽게 이야기를 한다.
" 술을 좋아해서 그런 건지 일이 좋아서 그런건지 잘 생각해 보라고 말이다."
그리고 난 한참 뒤에나 그 말들의 의미를 곱씹을 기회를 맞곤 한다.
어디에 서 있고 어디를 향해 걸어야 할 것인가
언제나 어렵다.
삶이란... 산다는 건 말이다.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일은 생각보다 에너지를 많이 필요로 한다.
친구 관계든 직장 동료이든 연인 관계이든 말이다.
내 마음이 객관적이거나 중립적이거나 비 가치판단적이기를 바라나
언제나 상상 속에 이야기를 만들고 한 방향으로 서 있다.
한 번이라도 열심히 살았던 적이 있을까
생각해보니 제대로 열심히 살았던 적 있을까
꿈을 향해 산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어디에 서 있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