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친구사이에서 좀 놀아온 터라 그 동안 이효리(안 믿으시겠지만) 코스프레, 중동 석유 왕자 코스프레, 상반신 탈의 몸 피켓 코스프레, 모나리자(응? 이건 아닌가?) 코스프레 등 많은 코스프레를 해 왔지만 오늘 첨으로 책 코스프레를 해 봤습니다
요즘 확산이 되고 있는 '휴먼 라이브러리'라는 기획 행사에서 성소수자 부분, 인간 책으로 참여를 한 거예요. 오늘은 신촌에 있는 연세대학교에서 개최가 되었구요.
세 시간 동안 30분 단위로 나를 예약 대출(?, 이런 대출말고 다른 대출이 좋은데..ㅋㅋ) 하신 분에게 성소수자에 관한 궁금증을 알려드리는 행사였어요.
총 6팀이 나를 대출(자꾸 이러니까 이상하네요) 했는데 나름 재미있었습니다. '언제부터 게이셨나요' 부터 시작하는 기초반(?) 친구들도 있었지만 자신이 알고 있는 게이 친구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은데 구체적인 방법이 뭐가 있겠냐는 맘씨 예쁜 여학생도 있었구요,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편견들을 말하고 도움을 청하는 친구도 있었습니다. 그 친구와의 대화가 가장 기억에 남는데요, 뭐 보통 기독교 신자들이 가지고 있는 게이에 대한 편견을 두루 다 가지고 있긴 했지만 논리적으로 지적을 해 주니 스폰지처럼 받아들이더군요. 너무 좋은 시간이었다구..(속으로 어떻게 생각했는지는 모르겠지만요..)
암튼 즐겁고 보람된 시간이기는 했지만 세시간 동안 쉴세없이 떠들고 나니 기력이 쇠하더군요. 담에 이런 기획의 행사가 있으면 말하기를 넘 좋아하는 모모 회원을 대동하고 가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ㅎㅎ
오랜만에 가본 대학교라는 공간은 봄이라는 물리적인 시간과 결부되어 상그러운 기운을 마구 뿜어내고 있었는데요, 그걸 느끼고 온건 보너스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ㅎㅎ
우앙 형 고생 많으셨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