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초고를 완성한 단편 <소년, 소년을 만나다> 2월에 촬영 시작
청년필름의 김조광수 대표가 감독으로 변신한다. <후회하지 않아> <올드미스 다이어리_극장판> 등을 제작한 김조광수 대표는 1월5일 본인의 블로그에 글을 올려 단편 연출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목은 <소년, 소년을 만나다>(가제). 버스에서 호감을 느껴 서로 눈빛을 주고받던 두 남학생이 사실 몇년 전 “삥을 뜯고 뜯기던” 관계였다는 이야기로 김조광수 대표의 경험이 바탕이 됐다. “대학생 때 버스에서 만났던 친구가 있고, 예전에 삥을 뜯긴 경험도 있다. (웃음) 두개가 같은 시기는 아니지만 이번에 하나의 이야기로 묶어봤다.” 사랑을 느끼기엔 다소 험학한 관계의 설정이 아닌가 싶지만 시나리오는 오히려 코믹하다. 사랑의 설렘이나 감정 표현도 섬세하게 쓰여 있다. “삥을 뜯기면서도 그 와중에 이렇게 잘생긴 애가 왜 돈이나 뺏고 있을까(웃음) 생각했다.” 시나리오는 김조광수 대표가 쓴 초고를 바탕으로 <도둑소년>의 민용근 감독과 함께 수정하고 있고, 영화 중간에 등장하는 노래가사는 친구사이 게이 코러스 중창단에서 썼다. 김조광수 대표는 “영화가 잘 안 나오면 이런저런 핑계대고 완성 안 할 거”라며 살짝 발을 뽑았지만 이번 영화연출은 제작자로서 느꼈던 “어떤 결핍을 채우는 일”이라고. “연극영화과를 졸업했지만 연출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동안 무언가 비어 있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뒷말이 두려워 감독들에겐 모니터를 안 했”지만 시나리오에 대한 주변의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고 한다. 영화는 겨울과 봄이 배경인 관계로 2월과 4월에 촬영을 시작해 5월에 완성할 계획이고, 제작비 마련을 위해 후원금을 모금할 계획도 갖고 있다. 삥을 뜯다 피어난 사랑이 어떤 느낌일지 김조광수 감독의 새로운 모습이 기대된다.
글 : 정재혁
* 차돌바우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8-10-20 1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