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도 '에이즈 천국' 되나
아프리카뿐 아니라 에이즈에 대해 국가적인 예방 체계나 경계 의식이 취약한 아시아 국가에서도 에이즈의 확산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3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에이즈 국제회의에서 세계보건기구(WHO)는 2010년 중국과 인도의 에이즈 감염자는 각각 1천만명, 2천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은 고도 성장을 바탕으로 인구가 도시로 급속하게 유입되면서 성매매가 크게 늘어났지만 콘돔 공급량은 수요(연간 10억개)의 20%밖에 안돼 에이즈 예방에 구멍이 뚫린 상태라고 19일 홍콩 명보(明報)는 분석했다.
중국.인도가 세계적 마약 생산지인 동남아와 인접해 있는 점도 문제다.
마약 이용자들이 주사기를 돌려가며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에이즈 감염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게다가 중국의 경우 체면을 중시하는 문화적 특성 때문에 에이즈 환자를 공공 의료기구를 통해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 문제로 축소시키거나 은폐해 감염자 실태 파악도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
중국의 허난(河南)성 당국은 지난 6월 열악한 에이즈 치료 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시위하던 에이즈 환자들을 '더러운 인간' 취급을 하며 강제로 진압, 에이즈 운동가와 인권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18일 보도했다.
한편 미국에선 신약 개발 등으로 에이즈로 인한 사망자는 줄고 있으나 남성 동성애자가 늘면서 3년 연속 감염자도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2002년 남성 동성애자 감염자는 전년에 비해 7.1% 증가했다고 미국 질병통제센터(CDC)는 밝혔다.
또 지난해 남성 동성애자의 감염자수(7천7백23명)는 1999년(6천5백61명)에 비해 무려 17.7%나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미국의 신규 에이즈 감염자 4만2천여명 중 70%는 남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용환 기자 goodm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