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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편견은 에이즈를 예방할 수 없다  

‘에이즈 수혈감염, 동성애자에게도 책있이 있다’에 대한 재반론 5월12일 후천성 면역결핍증(에이즈)에 감염된 동성애자의 수혈로 두 사람이 잇따라에이즈에 감염되었다는 안종주 기자의 기사를 시작으로 5월26일 서울대생 4명의반론이 왜냐면에 실렸고, 6월2일 다시 안 기자의 반론 글이 실렸다.
한국성적소수자 문화인권센터(이하 센터)는 안 기자를 국내에서 보기 드문 에이즈전문기자로 평가하지만, 안 기자의 글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 금할 수 없었다.

우선 그는 어떤 믿을 만한 통계자료나 연구결과 등도 제시하지 않은 채 ‘수혈로인한 감염의 대부분은 에이즈 감염 남성 동성애자들이 감염 여부를 알기 위해헌혈했기 때문으로 드러났다’는 요지의 글을 썼다.

이것이 추측성 보도라는비판에 안 기자는 자신이 쓴 책의 일부를 논거자료로 들이댔다.

하지만,‘가’라는 주장의 근거로 예전에 자신이 ‘가’라고 했다고 쓰는 것은 논리적으로성립하지 않는 오류이거니와, 그 근거가 된 책에서조차 겨우 2명의 사례를 언급할뿐이다.

적어도 ‘대부분 … 드러났다’란 표현을 쓰려면 출처가 분명한 좀더 많은예를 제시해야 하지 않겠는가. 또 “이번 사건 이전에 수혈로 에이즈에 감염된사람 10명이 동성애자들의 혈액 때문이었다는 자료를 확인할 수 없다”고 말한국립보건원 에이즈 담당자의 말을 안 기자는 그가 잘 모르고 한 대답으로치부했다.

그러나 국립보건원은 감염인에 대한 역학조사를 비롯해 에이즈에 관한제반사항을 관리하는 곳이다.

만약 안 기자가 아는 것을 국립보건원이 몰랐다면그건 국립보건원의 근무태만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이 중요한 문제에 대해선 왜아무런 언급도 없이 동성애에 대한 편견이 없음만을 강조하는가. 센터는 안 기자가 동성애자에 대한 편견이 없다고 밝힌 말을 믿는다.

그런데도 안기자가 12일치 기사에 왜 글 전개상 필요하지 않은 ‘동성애자들이 HIV 감염여부를 알기 위해 헌혈한다’는 문장을 넣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또 그는 2일치기고에 “자신의 감염 사실을 알아보기 위해 신분이나 과거 경력을 속이고 순수헌혈자인 것처럼 속이는 파렴치하고 무지한 행위에서 생기고 있다”는 부분까지인용했다.

그러나, 한때 정부에선 헌혈 장려를 위해 헌혈하면 에이즈 검사까지해준다며 홍보했다.

지금은 그 방식이 폐기되었지만 과연 국민 중에 보건소에서무료로 에이즈 검사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과 에이즈 바이러스에 감염되어도 4주안에 검사할 경우 정확한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몇이나되었겠는가 수혈로 인한 에이즈 바이러스 감염은 많은 이들에게 충격적이고 비극적인 일이다.

이 글은 수혈로 인한 바이러스 감염과 동성애자가 전혀 무관하다고 주장하거나 안기자를 비난하려는 건 아니다.

한겨레뿐 아니라 다른 언론들도 “동성애자 모씨의헌혈로 인해”라는 식으로 문제의 핵심을 헌혈자가 동성애자라는 것에 맞추었다.

그렇다면 진정 관심을 가질 것은 무엇이겠는가. 안 기자는 “에이즈가 동성애자의병이 아니라는 사실은 이제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고 했다.

그러나, 성차별이나 장애인 차별이 나쁘다는 건 누구나 알아도 여전히 차별이 존재하듯에이즈에 대해서도 “알 만한 사람은 다 알지 않느냐”고 낙관할 시기는 아직아니다.

특히 한국처럼 에이즈에 대한 혐오, 감염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심한사회에서는 더하다.

에이즈를 예방하기 위해선 피해자 대 가해자의 시각에서벗어나 진지한 자세로 효율적 예방법과 검사체계, 감염인의 인권보호 등 필요한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이런 언론의 태도가 절실할 뿐이다.

한채윤/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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