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르겠다.
똑같은 하루 24시간이지만, 또한 지나고 보면 항상 쏜살같이 지나간 나날이지만..
가죽 밴드가 썬크림과 타협하는 꼴이 보기 싫어 더이상 시계를 차지 않기로 했다.
언제나처럼 새벽녘 눈을 떠 멍하니 있다가(정말 무/념/무/상..), 아무도 없는 리조트 풀에서 1.5킬로 쯤 달리고 조촐한 조식.... 그리고 휴식....
어제 하루 종일 내린 비와는 다르게 오전에 한 시간 쯤 비가 왔나..?
개이고 나서야 해변에 나가 비치 체어를 빌리고, 맥주를 마시고....
예전 미사리에서 얼떨결에 수영복 자국만 하얗게 남고 탔었는데, 그 흰 자국을 줄여볼 심산에 수영복 허리 라인은 최대한 내리고, 엉덩이 라인은 최대한 올리고 태닝 모드로...
빠통의 파도는 낙산의 그것보다 높았다.(물론 雨期라서 그러하겠지만...)
나미의 골든힛트 Vol.2(아직도 이런거 듣는 사람이 있다는...)와 무라카미 하루끼, 싱하 비어, 선선히 부는 바람, 그리고 바다 내음에 오감을 농락당하며 한나절을 보낸다.
한참을 보내고 돌아와보니, 투어들을 나갔는지... 조용한 리조트의 풀 싸이드에 앉아 와인과 페리에를 섞어 마시며, 덱 체어를 압박한다.
아직 귓속에 남아있는 안다만海의 모래를 털어내듯, 미련도 쉽게 털어낼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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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보이들~~~~~ 잘 지내죠?
보고 싶습니다.. 다들....
호박씨보다 24배 쯤 까기 힘든 수박씨를 까먹으며(원하시면 한 통 사가죠...) 졸라 륄렉스하고 있습니다.
사실... 지난 겨울... 동남아 순방을 마지막으로 쏠로 게이의 한풀이 여행을 마감하려 했건만... 여전히 이 모양입니다.
그냥 푹 쉬고, 잘 먹고... 그러다가 들어가겠습니다.
참.. 귀국 선물은 기대하지 마세요. 청소년 인권학교에 보태기로 했습니다.
대신 희망자에 한해 절 한번 드리죠...(음... 갈라형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하군요.. "니들 동성연애하니?"라는...)
다음 휴가는 싸랑하는 그대와 함께 불태우기를 기대하며....
이상 지리산 노고단.. 아니 푸켓 피씨방에서... 가중였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