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X
sex는 성 행위를 뜻하기도 하지만 생물학적 성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생물학적 성sex은 성 염색체에 따라 남성, 여성, 혹은 양성구유 등 나뉘어지게 됩니다.
그 사회의 도덕적 관용도가 낮을수록 생물학적 성으로 한 개인의 삶을 규정하는 정도가 더 강한 경향이 있습니다. 남성 생식기를 가지고 태어나면 남성, 여성 생식기를 가지고 태어나면 여성으로 확연히 분리해서 규정하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생각은 어떤 경향성을 띠고 있는 역사의 허구입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남성 생식기와 여성 생식기의 유사성, 혹은 차이점을 놓고 과학이라는 이름 하에 지금껏 논쟁을 벌여온 게 사실입니다. 또 사람마다 여성, 남성 호르몬 분비율이 각기 달라서 몸에 지니고 있는 생식기와 상관없이 우리의 몸은 다른 누군가보다 남성/여성 호르몬이 더 많거나 더 적은 생리적 과정의 결과물입니다.
SEXUALITY
sexuality는 성 정체성을 의미합니다. 성 정체성이란 성적 대상을 누구로 삼고, 어떻게 좋아하며, 얼마큼 좋아하는지에 관한 성적 지향성에 대한 질문으로부터 비롯됩니다.
성적 대상이 이성일 경우 그 사람의 성 정체성은 이성애heterosexuality이며, 성적 대상이 동성일 경우 그 사람의 성 정체성은 동성애homosexuality가 되는 겁니다. 또, 양쪽 모두를 좋아할 경우는 양성애bisexuality라고 부릅니다.
성 정체성은 성적 대상에 대한 질문으로부터 빚어지게 됩니다. 이때 이 질문은 정치성을 띨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주류 이성애 사회에서는 생리학적 성이 남성인 경우엔 당연히 여성을, 생리학적 성이 여성인 경우엔 당연히 남성을 좋아하는 게 지극히 당연하고 자연스럽다는 통념이 지배적이기 때문입니다. 해서 '너의 성 정체성은 뭐야?'라는 질문은 질문 자체부터가 강제적인 이성애주의에 대한 이의제기인 셈입니다.
결코 sex와 sexuality가 동일한 범주가 아니며, sexuality는 이성애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하는 일은 중요합니다. 다소 드물긴 하지만 어느 누구도 좋아하지 않는 무성애자 역시 하나의 섹슈얼리티로 정당하게 인정해야 할 것입니다.
GENDER
gender는 사회문화적으로 구성되어지는 성적 자아감을 의미합니다. 흔히 사회적 성이라 일컬어지는 젠더gender는 자기 자신이 여성인지, 남성인지, 또는 둘 모두인지를 의식적으로 구성하는 인지 과정이기도 합니다.
강제적 이성애주의 사회에서는 생물학적 성과 사회적 성의 일치를 개인에게 강제합니다. 그래서 남성 생식기를 가지고 태어난 사람에겐 '남성성, 남성다움'을 강제하고, 여성 생식기를 가지고 태어난 사람에겐 '여성성, 여성다움'을 강제하는 것이 일반적인 경향입니다. 이 세상엔 남성성/여성성으로 구별되는 체계밖에 없다고 믿으며 생물학적 성에 사회적 성을 고착시키는 이런 단순한 믿음의 체계를 '이분법적 젠더 체계'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트랜스젠더를 비롯한 다양한 사회적 성이 존재합니다. 생물학적 성과 '다르게' 자신의 사회적 성을 인지하는 사람들은 많습니다. 또한 비록 자신의 사회성 성이 남성임을 부정하지는 않지만, 주류 이성애 사회에서 강요하는 '남성성, 남성다움'에서 훨씬 이탈된 '여성스러운' 남자들도 존재하며, 그 역도 숱하게 존재합니다. 역사적으로도 인디언들처럼 생물학적 성과 사회적 성을 별도로 생각했던 성 문화를 가지고 있는 사회가 우리 상상 외로 많이 존재한 게 사실입니다.
사회적 성gender이 생물학적 성에서 자유로워질수록 '이분법적 젠더 체계' 때문에 억압 받는 여성, 동성애자들을 비롯한 다양한 성적 소수자들의 자유가 그만큼 증대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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