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따로 블로그 같은 걸 하는 게 아니라서 일단 여기에 올려봅니다. 혹시 제가 적은 몇 줄이 읽을 만 하다시면, ctrl c v 로 날라주세요 하하하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스포일러 살짝, 미안합니다.)
말 그대로 내게는 여러모로 ‘깜짝’ 상영이었다. 갑작스럽게 티켓을 구해서, 예고편도 보지 않은 상태로 극장에 들어섰다. 영화에 대한 정보는 두세 줄의 시놉시스와 감독님이 김조광수였다는 것이 전부. 혼자 생각을 해봤다. 두 번의 결혼식은 위장결혼과 진짜?결혼을 말하는 걸까? 한 번의 장례식은 누구의 죽음일까.?
결론을 미리 내고 말을 시작하자면, 이 영화, 두결한장은 (굉장한) 물건이다!!!
영화가 시작되었다. 다짜고짜 결혼식이 있고, 깨방정을 떠는 어떤 남자가 눈에 띈다. 그리고 아리송하지만 007을 떠오르게 하는 장면이 연출된다. 영화는 한 남자와 한 여자의 결혼식, 그리고 영화는 두 남녀가 그 결혼식을 하게 된 각자의 이유를 보여준다, 그 사이에서 벌어지는 어떠어떠한 이야기들과 함께. 깨알 같은 재미가 농후하게 배어있어서 객석 여기저기에서 줄기찬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참고로 영화 속 대화를 쉽게 이해하고, 웃기 위해서는 ‘게이컬쳐홀릭’이란 책을 미리 살짝 봐두어도 좋을 거다. 영화가 물건이라 했듯이, 얘는 관객을 정말 많이 웃게도 하지만 울게도 만든다. 아마 이 영화를 보는 사람들은 엉덩이에 뿔이 여러 개 나지 않을까 싶다.
한국에서 동성애자로 살아간다는 것. 많은 동성애자들이 영화 속 이야기처럼 고민을 하며, 자신을 숨기며(어떤 이들은 자기부정을 하겠지, 과거의 나처럼) 바늘방석 위에서 살아갈 것이다. 물론 영화 주인공들의 배경도 고급스럽고, 상황도 꽤나 드라마틱한 건 사실이지만 괜히 위화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상업영화니까 어쩔 수는 없다. 관객을 모아야 하니까. 하지만 두결한장은 상업 영화를 넘어서 영화 자체로 인권운동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종로의 기적을 본 분들이라면 아실 테지만, 종로의 기적의 번외편이라고나 할까. 영화는 동성애자에겐 그 나름의 생각거리를 주고, 동성애자를 잘 모르는 이성애자에겐 귀여운 첫경험이 되리란 생각을 해본다. 이 영화 상당히 캄칙하고 상큼하다. GV 때 감독님께도 말씀드렸지만, 한국에서 살아가는 한 명의 게이로서 이런 영화를 만들어 주신 감독님과 스탭들과 배우분들께 정말 감사드린다. 한동안 잭드에서 영화 홍보나 해야겠다 하핫.
이 영화가 한국의 ‘메종 드 히미코’가 되길 바라며. (오다기리죠급 비쥬얼은 없지만ㅋ)
말한 지 2년이 됐지만 아직 게이아들놈을 껄끄러워하는 나의 엄마와 아빠를 극장으로 어떻게 데려가야하나 고민을 하고 있다. 좋은 방법있다면 댓글 달아주세요 하하